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8일 한국금융신문과 <CEO 초대석> 인터뷰에서 한투운용이 ‘고객의 평생 투자파트너’가 되기를 바란다며 던진 화두다.
자산운용업계 베테랑인 배 대표는 “미래 성장은 기술주에 있다”며 구조적 성장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게 최선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주 장기 투자가 ‘이기는 투자’
배 대표는 올해 2025년 상반기 투자환경 난이도(상-중-하) 평가 질문 관련 "'상' 수준으로,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었다"고 답했다. 녹록지 않은 투자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배 대표는 “자산운용업에서 37년 넘게 일하며 얻은 가장 큰 교훈은, 투자는 미래 성장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란 점이다”며 “미래 성장은 제조업이 아닌, 기술주에 있다"고 강조했다.
운용사는 매 해마다 단기 이익을 위해서 일하지 말고, 고객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이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투자에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닌 지식이며, 중간 상황 변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흔들림(변동성)도 때로는 견디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 대상을 잘 선정하는 것은 물론, 투자 이후 시간이 경과 하면서 변동성을 잘 이겨내는 것도 성공적인 투자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배 대표는 “변동성을 감내하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TDF(타깃데이트펀드)에 투자하거나, 테크 기업과 TDF 투자를 적절히 섞는 방법도 좋다”고 강조했다.
한투 ETF 사업의 고속성장 동력에 대해서도, 미래 구조적인 고(高)성장 가능 산업에 집중해 상품을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대표적 상품으로는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ACE 미국주식베스트셀러’ ETF를 꼽았다.
'한국 ETF 아버지'로 불리는 배 대표를 사령탑으로 한 한투운용은 ETF 대표주자 운용사 반열에 올라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은 현재(2025년 6월 4일 기준) 16조1544억원 규모로, 삼성, 미래에셋에 이어 운용업계 3위다. 200조원을 돌파한 국내 ETF 시장 전체에서 한투는 8%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월배당’ 인컴형 상품 다양화 힘 실어
한국의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은퇴금융에 대한 운용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배 대표는 “퇴직연금 시장은 향후 자산운용업계의 핵심 성장축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한투운용은 TDF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투자자 생애주기에 맞춘 자산배분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한투운용이 2022년 10월 선보인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의 경우 2023~2024년 연속 1년 수익률과 샤프지수(투자위험 대비 수익률)에서 모두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또, 한투운용은 이 TDF를 ETF로 구현해 2025년 3월에 3종(ACE TDF2030액티브 ETF, ACE TDF2050액티브 ETF, ACE 장기자산배분액티브 ETF)을 상장했다.
은퇴 이후 매월 연금수령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한국투자TIF알아서펀드’도 운용 중이다.
배 대표는 "테마형 상품도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장기 지속될 수 있는 상품, 연금에서 마음 편히 투자할 수 있는 장기 성장성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에는 로보어드바이저(RA) 기반 투자일임 서비스 등도 확대해 고객 맞춤형 연금 솔루션을 더욱 정교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일정한 현금흐름이 생기는 인컴형(income)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호응에 대해서도 대응하고 있다. 배 대표는 "시장수요가 점차 인컴형으로 옮겨가는 만큼, 월(月)배당(월분배) ETF, 분기배당 ETF 등 현금흐름 중심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투운용은 지난 2024년 4월 국내 최초로 제로데이트옵션(0DTE)을 적용한 상품인 ‘ACE 미국커버드콜 ETF’ 3종(ACE 미국500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ACE 미국빅테크7+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을 상장했다.
또 2025년 5월, 단순 배당을 넘어 장기적으로 인컴과 자본차익이 조화를 이루는 전략형 상품으로 'ACE 미국배당퀄리티 ETF’ 3종도 선보였다.
배 대표는 인터넷, 아이폰에과 비견되는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AI의 활용도 주목하고 있다. AI가 운용 및 서비스 전반에 걸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배 대표는 “특히 고객의 ETF에 관한 모든 질문에 실시간으로 응대하고자, 지난 2025년 2월 운용사 최초로 ACE ETF 공식 홈페이지에 ‘ACE AI 고객센터’를 도입했다”며 “향후 AI를 조직운영 관리 전반의 다양한 영역에 걸쳐 확대 적용하기 위한 전담 조직도 구상 중이다”고 밝혔다.
ETF 시장 성장국면…“경쟁사 의식할 필요 없다”
급성장한 ETF 시장은 운용업계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일각에선 저(低)보수 경쟁, 과열 마케팅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배 대표는 "경쟁사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며 "진정으로 고객에게 도움 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고객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점유율이나 수익은 결과치에 불과한 것으로,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글로벌하게 ETF가 유행 중이지만, 투자자들이 단기 투자용으로 활용하고 있어 수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본다”며 “이런 경우에는 TDF처럼 자산이 배분된 상품에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배 대표는 투자자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투운용은 글로벌 석학 및 투자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및 강연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제공하고 있다. ‘칩 워(Chip War)’의 저자 크리스 밀러, ‘돈은 빅테크로 흐른다’의 저자 아담시셀, ‘기술주 투자 절대 원칙’의 저자 마크 마하니, 그리고 와튼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 등과 협업한 콘텐츠로 깊이 있는 글로벌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다.
또, 반도체, 월배당, 연금, 이머징마켓 등 주요 테마를 다룬 ‘ACE ETF 투자 가이드북’ 시리즈도 발간해 실전형 정보를 제공 중이다.
한투운용은 전체 운용자산(AUM, 설정원본 기준)이 현재(2025년 6월 4일 기준) 70조7822억원으로, 업계 6위에 랭크된 상위 운용사다. 특히, 국내 공모펀드 운용사 가운데 자금유입액 1위를 차지하는 등 올해 공모펀드(MMF, ETF 제외)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에 법인 또는 리서치 사무소를 운영하며 현지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해외 운용자산(AUM)은 2조2752억원, 현지 인력은 74명 규모다. 기존 법인, 리서치 사무소가 소재하지 않은 국가에도 비즈니스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
배재규 대표는 “장기적으로 고객이 부(富)를 축적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해서 누구나 투자에 집중하지 않더라도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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