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이 아닌 전체 카드사로 넓혀봐도 삼성카드의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삼성카드 사외이사 평균 보수는 7880만원으로, 카드사 평균(5675억원)보다 2000만원 가량 많다.
작년 일반 상용근로자 연봉(4917만원)보다 700만원가량 많고, 국내 주요 300대 대기업 사외이사 평균 연봉(5800만원)보다는 125만원 적다.
삼성카드, 사외이사에 ‘억’대 보수
연봉킹을 배출해낸 곳은 삼성카드다. 김준규 삼성카드 사외이사는 지난해 1억4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김 사외이사는 ▲현대글로비스 주식회사 사외이사(2015년~2021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2014년~2020년)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2014년~2016년) ▲제37대 검찰총장(2009년~2011년) 등을 지내고 지난 2022년 3월 삼성카드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삼성카드 다음으로 사외이사 보수가 높은 회사는 롯데카드다. 2024년 롯데카드 사외이사 6인은 평균 7728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2023년(7425만원)보다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롯데카드도 삼성카드와 마찬가지로 사외이사 모두 같은 보수를 받았다. 이들 모두 연간 3개월은 기본급 500만원, 나머지 9달은 기본급 658만3000원을 수령했다.
현대카드는 5인의 사외이사 모두 기본급 6900만원(월 575만원*12개월)에 참석수당 400만원(회당 50만원*8회)을 더해 7300만원을 수령하며 롯데카드의 뒤를 이었다.
국민, 우리, 하나카드는 각각 기본급 5000만원, 4200만원, 3700만원에 회의 참가수당이 추가로 적용됐다. 우리카드는 여기에 월 50만원의 위원장 직책수당이 별도로 주어졌다.
신한카드는 기본급은 월 350만원으로 모두 동일했지만, 기타수당에 따라 보수가 적게는 1000만원대, 많게는 6000만원까지 뛰었다. 최준선 사외이사는 ▲기본급 4154만원(월 350만원*12개월) ▲회의수당 및 참석수당 1320만원 ▲선임사외이사, ESG위원장, 위험관리위원장 월수당 593만원 ▲건강검진 지원비 94만원 등 총 6162만원을 수령했다.
비씨카드는 별도 수당 없이 월 기본급 500만원을 모든 이사에게 동일하게 제공했다.
연 ‘61시간’ 업무에 할애
연봉 다음으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사외이사의 '업무 충실도'다. 적지 않은 연봉을 받고 있는 만큼, 충실한 업무 수행을 통해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드사 사외이사들은 평균 61시간을 관련 업무에 할애했다. 전년(57시간)대비 4시간이 늘었다. 가장 열심히 일한 카드사는 하나카드다.
하나카드 사외이사들은 이사로서 안건검토, 회의참석, 관련교육 등을 위해 2024년 중 평균 120시간을 근무했다. 업계 평균보다 2배 넘는 시간을 사외이사 업무에 할애했다. 하나카드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카드사들 중 가장 낮은 점을 고려하면 '적게 받고 많이 일한' 셈이다.
그중에서도 조승호 하나카드 사외이사의 업무시간이 눈에 띈다. 조 사외이사는 지난해 151시간을 업무에 사용했다.
2023년 최장 근무시간을 기록했던 임혜란 삼성카드 사외이사의 근무시간(126시간)을 뛰어넘었다. 조승호 사외이사는 지난해 개최된 이사회 9회, 리스크관리위원회 5회, 감사위원회 10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3회, 평가보상위원회 3회에 모두 참여해 의견 개진과 심의를 진행했다.
가장 효율적으로 일한 카드사는 비씨카드다. 비씨카드 사외이사의 평균 업무시간은 21.75시간으로 국내 카드사들 중 가장 낮았다.
경영진 견제 기능은 '물음표'
카드사 사외이사이 1년 중 많은 시간을 업무와 회의에 할애한 것은 사실이지만, '거수기' 논란은 여전하다.대부분의 의결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며 '경영진 견제', '발전 방향 제시' 등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이지 못해서다.
지난해 카드사 8곳의 지배구조 및 연차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이사회 의결내역은 찬성률 100%다. 반대 의견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사외이사회는 회사의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도록 견제와 감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한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구성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유다. 대표이사 및 주요 임원의 업무 집행 상황을 이사회를 통해 보고받고, 필요 시 시정 조치를 요구하며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균형을 잡아야 하지만, 현실은 거수기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이사회 산하 각 위원회 활동 역시 마찬가지다. ESG, 리스크관리, 보상위원회 등 다양한 기구에 참여하지만, 안건 심의 과정에서 실질적인 견제 역할은 드러나지 않는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사외이사가 본연의 감시자 역할을 하지 못하면 이사회는 경영진을 견제할 수 없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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