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도 열심히 했지만 실제로 프랜차이즈를 해본 경험은 전무했다. 세세한 실패 요인들까지 모두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단 시도했고 30~40개까지 점포가 늘었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결국 실패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홍국 회장은 직원이 이런 실패를 했을 때 웬만해서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는다. 이기왕 상무처럼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실패를 해본 사람을 회사의 자산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 직원은 이미 실패학습을 통해 다음에는 절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역량을 갖추었고 만약 그 사람이 나간다면 회사는 수십억원이 넘는 투자로 경험한 자산을 잃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패한다고 다 내보내면 신규사업은 누가 할 것인가? 오히려 도전을 하지 않아 시간과 기회를 놓치는 사람을 더 나쁜 사람, 그 사람이야 말로 사표를 내야 할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다.
오전 7시, 세미나가 시작되고 앞줄에 앉은 그는 2시간 동안 열심히 세미나를 들었다. 그런데 세미나가 끝난 후 더 앞줄에 앉은 사람의 뒷모습이 어쩐지 익숙한 것 아닌가. 어깨를 툭툭 쳤더니 하림의 김홍국 회장이 뒤를 돌아보고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상무가 올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던 김회장은 놀라는 동시에 싱긋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주에서 새벽에 출발해야 하는 일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직원이 스스로 알아서 하니 얼마나 뿌듯했겠는가?
세미나가 끝난 후 김회장은 오늘 받은 내용을 다음 임원회의때 발표하라고 요청했다. 직원이 교육받은 내용은 한 사람의 자산이 아니라 회사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상무는 일주일 동안 꼼꼼하게 준비하여 다음 임원회의때 SCM이 무엇인지, 물류가 무엇인지, 다른 회사의 사례들, 선입선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발표했다. 이미 큰 회사에서는 실행하고 있었지만 하림은 아직 도입이 안된 상태이기 때문에 모든 임원은 이 발표를 집중해서 듣고 정보를 공유했다.

피터 드러커는 <자기 경영노트>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에만 신경 쓰는 사람, 그리고 그 결과 강점을 활용하기 보다는 약점을 줄이려는 사람은 그 자신이 약한 인간의 표본>이라고 했다.
하림에서 이기왕 상무의 별명은 ‘훈장’이었다. 새벽에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면서 현장을 배우고 익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최신 정보와 교육을 찾아 다니고 그리고 그 경험을 조직에 퍼뜨리면서 조직원의 수준과 역량을 끌어올렸다.
현재 비즈스타파트너즈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기왕 대표는 스스로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림의 수장인 김홍국 회장은 이기왕 상무의 달란트가 사람들을 가르치고 설득하는데 있다는 걸 일깨워주었다. 그는 하림에서 16년간 김홍국 회장을 보좌하면서 일머리와 경영 시스템에 대한 김회장의 인사이트와 용인술을 배우고 익혔다.
하림을 퇴사한 후에는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에서 마케팅 주임교수를 맡아서 중소기업인들에게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하였다. 그의 강의를 한번도 못들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들은 사람은 없다고 한다.
이기왕 대표는 숭실대 경영대학원 주임교수 퇴임식을 제자들의 성원으로 감동적으로 마친 후 중소기업을 위한 ‘마쓰시다 정경숙’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경영아카데미’를 열었다. 창업을 앞둔 사람, 어는 정도 성공궤도에 진입한 사장, 좌절과 실패에 처한 중소기업인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참고자료: 사장의 촉 (이기왕 저)
윤형돈 인맥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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