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소비재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으로 K푸드 열풍에 선 삼양식품과 김치로 대미 수출 1위에 오른 대상그룹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영향을 크게 받을 받는 구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美 상호관세 대응 K푸드 수출기업 간담회 회의’를 열고, 기업들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CJ제일제당과 대상, 풀무원, 삼양식품, 빙그레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16개 기업이 참여했다. 기업들은 상호 관세가 25% 적용될 경우 식품기업이 살아남기가 매우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우선 수출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리스크 대응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원료구매 자금 추가 지원과 농식품 수출 바우처 및 보험 확대 등을 돕기로 했다. 또 유통업체 연계 판촉이나 현지 박람회 참가, 온라인몰 한국식품관 입점 등의 온·오프라인 마케팅도 넓힌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그림자는 K뷰티와 K패션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뷰티산업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7억1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로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K뷰티 양강 주자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LG생활건강은 글로벌 재편에 나선 만큼 미국 관세를 반영해 아마존 온·오프라인 채널 동시 확장을 추구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수출 가격 조정에 따라 발생하는 영향을 고려해 브랜드별 가격 인상이나 프로모션 비용 관리 등의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호 관세가 전 세계 공통으로 적용되는 만큼 철강이나 중장비 산업이 아닌 소비재 분야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단계”라며 “한국 제품이 다른 국가 경쟁 상품보다 가격대가 높지 않은 만큼 소비 이탈로 이어지기에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반대로 75개국 이상이 무역, 무역 장벽, 관세, 환율조작, 비관세 장벽 등의 주제에 대한 해법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 대표에게 전화한 사실과 이들 국가는 어떤 방식으로도 미국에 보복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토대로 나는 90일간의 유예 및 이 기간 10%로 상호 관세를 인하할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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