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 보니 아직까지 건설사나 부동산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 일이 드물지 않은데, 그때마다 나누는 얘기의 8할 이상은 ‘역대 최악 수준으로 힘들다’는 진심 어린 걱정들이다.
자영업도 한계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연도별로 보면 자영업자 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590만명), 1998년(561만명),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600만명), 2009년(574만명) 보다 적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닫기

비단 뉴스를 보지 않아도, 장을 보러 마트나 시장에 가거나 밥을 먹으러 식당에만 가도 물가와 경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요즘이다.
이런 와중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부러움을 사고 있는 직군이 금융권, 그 중에서도 은행들이다.
일각에서 이런 순이익 급증의 비결은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높은 영업 관행, 이른바 ‘이자 장사’의 결과라는 날선 시선들이 나왔다.
실제로 올해 1월 기준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NH농협 1.46%p, 신한 1.42%p, 하나 1.37%p 등으로 모두 근래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낸 바 있다.
물론 은행들도 할 말이 있다. 결국 이렇게 모인 돈으로 정책대출이나 상생금융에 필요한 재원을 보내는 것이 은행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서민금융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새희망홀씨’의 대출 목표액은 4년 연속으로 목표치에 미달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4개 은행(산업·수출입·씨티·케이·카카오·토스 제외)이 공급한 새희망홀씨 대출 규모는 총 3조 5164억 원으로 지난해 공급 목표였던 4조 1000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중금리 대출이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필요 차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출 건전성 관리와 서민대출 등 상생금융을 위한 중금리·고위험대출은 사실 양립하기 어려운 개념일 것이다. 금융당국이 강조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라도 당장의 실적 유지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자는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면 은행들도 조금씩 고통을 분담하며 ‘분배’를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전성 지표에 다소 악영향이 가더라도 당장의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을 위한 과감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금융당국 역시 은행들의 리스크에 맞춰 상생·서민금융에 한해서는 대대적인 규제완화나 인센티브 제공 등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KB국민은행의 핵심가치는 ‘세상을 바꾸는 금융’, 신한은행은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하나은행은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 우리은행은 ‘오늘의 혁신으로 내일의 가치를 만드는 은행’이었다. 모두가 ‘상생을 통한 동반성장’을 비전으로 삼고 있지만, 그것이 실질적인 국민 체감으로 다가오고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이제는 그저 당국이 시켜서 시늉만 하는 말뿐인 상생이 아니라, 고금리와 경기 침체에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차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대출금리 인하와 이자감면 등 실질적인 방안을 통해 은행들이 ‘돈 잔치’를 벌인다는 오해를 불식시켰으면 한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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