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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6(수)

바이오 판도 바꾼 존 림의 4년, 후발주자서 ‘삼성 구세주’로 [CEO 포커스 ①]

기사입력 : 2025-03-24 01:50

(최종수정 2025-03-2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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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에서 기대로…업계 판도 뒤집은 존 림 체제 4년
폭발적인 ‘생산능력·고객사 확보’…다음 타깃은 ‘일본’

△ 1961년생 /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 / 로슈 글로벌제품개발조달담당 VP / 삼성바이오로직스 CMO2 센터장 / 2020~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 1961년생 /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 / 로슈 글로벌제품개발조달담당 VP / 삼성바이오로직스 CMO2 센터장 / 2020~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한국금융신문 김나영 기자] 삼성그룹에서 반도체를 이을 차세대 먹거리를 꼽으라면 단연 바이오 사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반도체 등 기존 주력 부문이 하락세를 탈 때 홀로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그룹 내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런 삼성바이오도 처음엔 아픈 손가락이었다. 삼성이 2조~3조 원을 투자해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2011년 창립 이후 가시적인 성과없이 6년간 적자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에서조차 셀트리온, 한화케미칼 등에 밀려 후발주자로 불리기도 했다.

지금은 다르다. 삼성바이오는 최근 몇년 새 압도적인 생산능력(CAPA)과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핵심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우뚝 섰다. 그 폭발적인 상승곡선에 업계는 삼성바이오를 두고 '삼성의 구원투수'라고 이름 붙일 정도다.

삼성바이오가 단기간에 초고속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엔 존 림 대표의 경영 능력이 크게 자리한다. 존 림 대표는 삼성바이오를 4년 만에 글로벌 1위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도약시킨 인물이다. 약 30년 동안 제약바이오 산업에 몸담으며 쌓아온 경륜을 삼성바이오에 그대로 이식했단 평가다.

1961년생인 존 림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다국적 제약사인 로슈, 제넨텍에서 생산과 영업, 개발 총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두루 역임했다.

그가 삼성바이오에 합류한 건 2018년이다. 존 림 대표는 CMO2센터장으로 입사한 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모더나와 백신 생산 계약을 성사시켰다. 공을 인정받은 그는 그해 12월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내정됐다.

존 림 대표가 경영 일선에 오른 후 삼성바이오는 수주량이 급격히 늘었다. ▲2021년 1조1602억 원 ▲2022년 1조7835억 원 ▲2023년 3조5009억 원 ▲지난해 5조4035억 원으로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1월부터 유럽 소재 제약사와 2조747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존 림 대표 체제 이전인 2016~2019년 삼성바이오의 평균 수주액은 3756억 원 수준이다.

이 같은 성과엔 그의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기반으로 한 현장경영 전략이 주효했다. 2018년만 해도 삼성바이오가 확보한 글로벌 빅파마 고객사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3곳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상위 20개 빅파마 중 17개사(2024년 10월 기준)를 파트너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수주가 증가한 만큼 회사의 실적 역시 급성장했다. 삼성바이오의 연간 매출은 2021년 1조5860억 원에서 이듬해 3조13억 원으로 늘며 제약바이오업계 사상 처음으로 3조 클럽에 진입했다.

이후 2023년 3조6946억 원을 지나 2024년 4조5473억 원을 기록하면서 또 한 번 업계에서 가장 먼저 '4조 클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373억 원, 9863억 원, 1조1137억 원, 1조3201억 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존 림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취임 때부터 강조해 온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꾸준히 캐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CDMO는 일종의 아웃소싱 사업으로 캐파가 곧 경쟁력이다. 회사가 현재까지 확보한 캐파는 60만4000만 리터(ℓ)로 전세계 CDMO 중 1위다.

올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5공장이 완공되면 78만4000ℓ로 불어난다. 존 림 대표는 향후 8공장까지 추가 증설, 2032년엔 132만4000ℓ리터를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고객사 확보에도 여전히 목마른 눈치다. 존 림 대표의 다음 타깃은 일본이다. 일본은 미국,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일본 고객사 유치로 수주 범위를 글로벌 상위 20곳을 넘어 40위권 기업까지 확장하겠단 포부다. 이를 위해 도쿄에 세일즈 오피스를 개소할 예정이다.

존 림 대표는 지난 1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상위 20곳을 넘어 40위권 기업까지 수주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일본 도쿄에도 세일즈 오피스를 열고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고객사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다음 달 완공될 5공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초격차를 지속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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