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MG손보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에 손을 뗀 건 노조와의 이견 차이가 가장 컸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MG손보 노조의 반대 집회, 실사 거부로 인수에 난항을 겪어 왔다.
노조는 메리츠화재의 실사에도 협조하지 않았다.
지난 1월에는 메리츠화재가 요청한 실사 자료에 민감한 경영정보 및 개인정보가 포함됐다며 MG손보 본사에 실사 파견 직원 입장을 저지했다.
이후 예보와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요구했던 115개의 자료를 55개 범위로 조정하는 조건으로 실사에 동의하면서 메리츠화재 인수 물꼬가 틔인 것 같았지만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던 메리츠화재는 한발 물러나 전 직원의 10% 수준 고용승계와 6개월의 퇴직위로금 등의 내용이 담긴 최종협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가 메리츠화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또다시 지연됐다.
결국 메리츠화재는 지속된 협상 잡음에 MG손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 입장에서는 부채와 자산 평가 등을 위한 실사가 필수적인데 지속된 MG손보 노조의 반발로 인수 포기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안다”라며 “MG손보의 인력구조상 100% 고용승계는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부담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청·파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보는 ▲재매각 ▲가교보험사 통한 계약이전 ▲청·파산 등 3가지 대안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재매각은 현실적으로 어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3가지 대안 안에서 검토 후 결정해야 하는데 아직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우선 시장 조사를 통해 다른 인수 후보가 있는지 확인하겠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추가 인수자 물색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교보험사를 통한 계약이전도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고려되지만 보험업계에서 실제로 가교보험사를 설립한 사례는 없어 현실적인 시나리오와는 거리가 멀다.
가교보험사는 부실 보험사의 계약을 관리하고 인수하기 위해 설립되는 임시 보험사로, 부실 보험사가 가진 보험계약을 인수해 고객들이 기존 계약 혜택을 유지하도록 한다.
MG손보가 청파산을 하게 되면 소비자 피해는 불가피하다. MG손보가 보유한 보험계약 156만 건은 강제로 해지되며 124만여 명의 고객들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최대 5000만 원까지만 보상받게 된다.
예보 관계자는 “청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재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한 후 마지막 선택지로 고려할 사항이므로 현재 시점에서 논의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MG손보 노조는 고용승계가 100% 이뤄질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MG손보 노조는 “고용승계 의지가 없던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MG손보 노동자들의 100% 고용승계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G손보 노조는 “이제 금융당국은 꼼수와 특혜로 점철된 매각이 아닌 제대로 된 매각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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