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탓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김 부회장이 자신있게 말한 것과 달리 실제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의 성적표를 보면 경영상태가 좋아졌다고 볼 수 없다. 매출 추이는 들락날락한 데다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오히려 회사 사정이 더 나빠졌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2015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은 6조7468억 원을 기록했다. 2013~2014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8조9000억 원에 달하던 홈플러스가 인수된 뒤 매출액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해마다 떨어지다가 결국 적자전환했다. 2017년 2384억 원, 2018년 1510억 원, 2019년 1602억 원, 2020년 933억 원으로 줄어들다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1년부터는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이 2021년 1335억 원에서 2022년 2602억 원으로 확대됐고, 2023년엔 조금 줄어 1994억 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부채비율은 2024년 2월 3211.7%까지 치솟았다. 그해 11월 1408.6%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MBK파트너스가 과도한 차입에 의존해 홈플러스를 인수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고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7조2000억 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품에 안았다.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 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 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을 받아 충당했다. 인수자금의 71% 가량을 빚으로 조달한 셈이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투자 대신 차입금 변제에 가용자원을 쏟아부었다. 보유 부동산을 팔아 빚을 갚았고,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이자비용으로 썼다.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이후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지출된 이자비용 합계는 약 2조9329억 원이다. 이는 해당기간 영업이익 합계인 4713억 원보다 2조5000억 원 많은 금액으로, 홈플러스 영업이익 모두가 MBK파트너스의 이자비용으로 지급됐다.
MBK파트너스에 넘어간 이후 홈플러스 점포 및 부지 매각, S&LB(세일앤리스백)된 사례가 46개에 달한다. 아울러 매출 순위 전국 상위권 매장인 안산점과 가야점, 둔산점, 탄방점, 대구점, 동대전점 등도 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매각됐고, 이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현장인력은 약 1만여 명이 줄었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MBK파트너스가 추진하던 기업형 슈퍼마켓 사업부(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은 중단됐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전체를 매각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꼽힌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이 기업회생절차로 인한 일시적 자산 동결로 멈추게 된 것.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런 기업회생절차 소식에) 약 3000여 개에 이르는 협력업체와 소비자 그리고 노동자들의 불안감만 커지는 형국”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4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D’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27일 ‘A3’에서 ‘A3-’로 내린 지 약 6일 만이다.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한기평은 “홈플러스가 정상적인 영업 지속 가능성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채무의 적기상환 훼손으로 채무불이행 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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