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KT&G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5조8626억 원)보다 0.8% 상승한 5조909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1848억 원으로 전년(1조1673억 원) 대비 1.5% 올랐고, 순이익은 전년 9224억 원에서 23.8% 뛴 1조1416억 원을 썼다. KT&G 연간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한 것은 4년 만이다. 또한, 지난해 3월 취임한 방경만 사장이 취임 첫해 일궈낸 고무적인 성과이기도 하다.
다만, 자회사 KGC인삼공사가 영위하는 건강기능식품은 내수 침체 직격탄을 맞으면서 매출이 1조3016억 원으로, 전년 1조3935억 원에서 6.6% 빠졌다. 국내 사업이 전년보다 12.4% 내린 9251억 원에 그쳤지만, 해외 사업은 11.7% 오른 37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KT&G 주력 사업 대부분이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1971년생 방경만 사장은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98년 KT&G 전신인 한국인삼담배공사에 신입사원 공채로 입사했다. 그는 KT&G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브랜드실장과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총괄부문장 등 회사의 핵심 분야를 두루 거쳤다. 방 사장은 지난해 3월 KT&G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직에 올랐다. KT&G 브랜드와 마케팅, 글로벌, 전략 등 사업 전반에서 경험을 쌓은 점이 높이 평가됐다.

앞서 KT&G는 지난 2002년 민영화되면서 KT, 포스코와 같이 오너 대주주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으로 운영돼 왔다. KT&G 지분구조를 보면 IBK기업은행이 7.30%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공단이 6.42%로 2대주주, 나머지 절반이 넘는 57.43%가 소액주주로 구성된다. 이에 KT&G 수장이 되기 위해서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방 사장은 20년 넘도록 KT&G 한곳에서만 근무했으며, 사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브랜드실장 재임 시 ‘에쎄 체인지’를 국내 점유율 1위 브랜드로 만든 게 그다. 전임 백복인 사장 때에는 수석부사장으로 호흡을 맞춰 KT&G ‘연 매출 5조’를 일궈내기도 했다.
그 결과, 방 사장은 최다 득표인 8409만 표를 얻으면서 KT&G 새 수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방 사장은 대표직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KT&G를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차기 경영전략으로 ‘T·O·P(Trust, Origin, Professional)’를 제시하면서 적극적인 소통과 제품 경쟁력, 기업 전문성을 띄운 것이다. KT&G 본업이자 3대 핵심사업인(해외 궐련, NGP, 건강기능식품) 중심의 사업 강화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우선 KT&G는 튀르키예와 인도네시아, 대만 등 해외 6개 국가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생산공장은 튀르키예와 인도네시아 등 4곳에 마련했다. 회사는 현재 튀르키예와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에선 연내 신공장 준공을 앞둔 상태다. KT&G는 130여 개 국가에서 담배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KT&G 해외 궐련 판매량은 586억4000만 개로, 전년(531억5000만 개)보다 10.3% 늘었다. 이는 지난해 KT&G 전체 궐련 판매량(981억2000만 개)의 약 60%에 근접한다.
KT&G는 미래 잠재력이자 역점 사업인 NGP를 해외 30여 개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 KT&G 대표 NGP 제품으로는 ‘릴 에이블’이 있으며, 전용 스틱은 ‘에임’이다. 지난해 KT&G 전체 NGP 스틱 판매량은 144억9000만 개를 기록, 전년(139억3000만 개)보다 4.0% 증가했다. KT&G는 글로벌 담배업체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업무협약을 맺고, 미국을 중심으로 NGP 제품의 글로벌 확산에 나섰다.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승인을 받고, 해외 전자담배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구상이다.
건기식은 KGC인삼공사 주력 브랜드인 정관장이 중화권과 동남아권에서 수출 1위에 오르는 등 빛을 발했다. 정관장 에브리타임이 그 주인공이다. 홍삼을 스틱이나 필름, 앰플 제형으로 동봉해 어느 때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리뉴얼한 점이 주효했다. 정관장은 40여 개 국가에서 260여 종의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지난해 매출 2424억 원을 달성, 전년(1833억 원)보다 32.2% 오르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정관장은 최근 미국 진출을 선언하며,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냈다.
방 사장의 KT&G는 모든 사업 방향과 목적지가 해외로 향하고 있다. 방 사장은 해외 비중을 높이기 위해 권역별 CIC(Company-In-Company, 사내 독립 기업)와 생산본부를 설립했다. 조직운영의 효율성과 실행력을 높이려는 조치였다. 앞서 KT&G는 이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연 매출 10조 달성을 목표로, 해외 비중을 전체 매출의 절반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방 사장은 올해 경영 목표로 연결기준 매출 5%, 영업이익 6% 이상의 성장률을 내걸었다.
아울러 방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사내 직원들과 스탠딩 테이블에서 음료와 다과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캐주얼 미팅으로 회사에 대한 중장기 비전과 성장전략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자신만의 성공 비결도 가감 없이 들려줬다. 방 사장은 국내 제조시설과 영업 기관은 물론 인도네시아와 몽골, 대만 해외 주요 업장도 직접 찾아 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을 귀담았다.
방경만 KT&G 사장은 “구성원과 직접 대면해 소통을 자주 갖고, 회사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며 “자유롭게 소통하는 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어 더 높은 성과 창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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