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용 유리기판 사업을 개척한 SKC다. SKC를 이끌고 있는 ‘신사업 투자 전문가’ 박원철 대표이사 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이 사업을 통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이후 박원철 사장이 이끌고 있는 동안 SKC 실적은 실망스러웠다. 2021년 400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이 2022년 1860억원으로 줄더니 2023년 영업손실 216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도 2500억원대 손실이 예상된다.
부진한 실적에도 박원철 사장이 배터리·반도체·친환경 소재 등을 3대 축으로 진행한 ‘글로벌 ESG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 작업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SK넥실릭스 인수 직후 SKC 대표이사에 오른 박원철 사장은 반도체 소재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일을 맡았다.
SKC는 2021년 앱솔릭스를 출범시키고 이듬해 미국 조지아주에 유리기판 생산공장 건설을 위해 2억4000만 달러(약 3200억원)를 투자했다.
2021년 통신장비(800억원), 반도체용 SIC웨이퍼(700억원), 2022년 PET필름(1조6000억원), 2023년 폴리우레탄 원료(4100억원), 반도체용 파인세라믹스(3600억원), 2024년 배터리용 박막(950억원) 등이다. 주력 사업이나 신사업을 가리지 않고 중장기 계획과 맞지 않는 비핵심 사업이라고 판단하면 과감히 접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전환 작업은 박원철 사장 전문 분야다. 그는 SKC 대표 부임 직전까지 SK㈜에서 동남아 사업과 신사업 투자를 맡았다. 박원철 사장 이력을 살펴보면 상당히 독특하다. 서울대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마치고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하고 보스턴컬설팅그룹(BCG)에 입사했다. 이후 직장을 여러 번 옮겼다 동양제철화학(현 OCI), SK㈜, GS에너지, 하나자산운용 등 에너지와 투자 분야에 번갈아 일하다가 2018년 SK㈜에 다시 합류했다.
오랜 기간 투자 분야에 몸담은 이력 때문인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사적으로 주문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수립해 전달하는 데도 열심이다. 파이낸셜스토리란 고객,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에 매력을 느낄만한 중장기적인 사업 비전을 담은 재무 전략이다. 박 사장은 앞서 언급한 3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이를 주주 등에게 알리고 있다. 그는 지난 2023년부터 2년 연속 온라인 주주총회를 열고 직접 프리젠테이션도 맡았다. 실적 부진 속에서도 박 사장은 "동박 등 주력 사업 수익구조 강화와 유리기판, 생분해 소재 같은 신사업을 조기 안정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업전환은 실적으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
SK그룹에서는 기대가 큰 것 같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를 찾았다.
최 회장은 전시된 SKC 유리기판 모형을 집어들며 “방금 팔고 왔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SKC 유리기판이 엔비디아 공급에 성공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1967년생 / 서울대 화학공학 박사 / 시카고대 MBA / 보스턴컨설팅그룹 / OCI / SK㈜ 글로벌사업개발팀 / GS에너지 에너지·지원사업본부장 / 하나자산운용 에너지인프라투자본부 대표 / SK 글로벌성장지원팀·전략지원팀 신규사업팀장 / SKC 대표이사(사장) 겸 앱솔릭스 대표이사(현재)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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