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건설사 및 유관단체들의 신년사에는 ‘내실 강화’와 ‘위기’가 빠짐없이 등장했고, 연초부터 시공능력평가 50위권의 중견 건설사인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며 그 위기감은 현실이 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14만6130가구다. 이는 조사 이래 가장 적은 2010년(17만2670가구) 물량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심지어 이 중 아직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물량은 4만8227가구로 전체의 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정비사업장은 물론 공공주택 등 공급 시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 침체와 탄핵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 사업지의 경우 분양 일정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철강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인천 소형공장은 이미 지난 9일부터 생산 라인을 멈춰 세웠다. 인천 소형공장도 오는 27일까지 문을 닫는다. 올해 설 연휴가 오는 25일부터 시작돼 내달 2일까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인천 2철근·소형 공장과 포항 철근공장의 가동은 다음 달 3일에야 재개될 전망이다.
고용 역시 줄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6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11월 감소는 1만7000명으로 지난해 최대치를 경신했다. 2022년 11월 가입자 수는 78만여명이었으나, 2년 사이 20만 명이 줄어 76만여 명으로 떨어진 상태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 12일 공개한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에서 2023년 이후의 지속적인 건설 수주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 기업의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건산연은 "특히 2022년 이후의 지속된 공사비용 상승이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024년 4분기 이후부터 경영실적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CEO들은 올해를 ‘최대 위기’로 규정짓고, 줄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줄인다는 각오로 내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신년사에서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리스크를 해소하고 철저한 수행관리를 통해 재무 안전성을 확보해 나가자"면서 "불필요하거나 긴급하지 않은 비용은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 지금의 위기부터 극복하자"고 주문했다.
SK에코플랜트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근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도 녹록지 않은 경영이 예상된다"며 "재무 안정성 확보, 변동성 최소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대외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완성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닦겠다"고 밝혔다.
윤진오 동부건설 대표도 "건설업계가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기본에 충실한 내실 경영을 실천하고, 핵심 역량을 재점검해 수익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본부제’를 도입해 기존 '총괄제(총괄-팀-담당)' 조직을 '본부제(본부-실)'로 재편했다. 향후 6본부(▲미래전략본부 ▲사업시너지본부 ▲재무IR본부 ▲기업윤리본부 ▲커뮤니케이션본부 ▲경영지원본부)·1원(미래기술연구원) 체제로 전환해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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