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내부통제 확립을 위해 지주와 은행뿐 아니라 전 계열사에 걸쳐 모든 임원이 소관 업무에 대한 내부통제 관리의무 수행을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체계를 운영한다.
신한금융은 올해 전략 방향으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 ▲차별화된 고객 가치 ▲금융을 통한 사회적 이슈 해결 앞장 등을 설정했다.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내부통제에 역점을 두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객과 사회의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올해는 보다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가 구동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 평가, 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히 살피고 임직원 윤리의식을 강화하고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내부통제를 컴플라이언스 중심이 아닌 소비자 보호, 운영리스크, 정보보호까지 범위를 확대해 관리하기로 했다. 1선 사업그룹의 내부통제 윤리 의식 및 자체 통제 활동 강화, 2·3선 부서의 점검·모니터링 전문 역량 제고 등도 추진한다.
금융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내부통제 관련 포상금도 최대 20억원으로 상향하고, 외부 신고 채널을 운영하는 등 내부자 제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 임직원의 사익편취 행위를 예방하는 사익추구 예방제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 가능 경영 기반을 다져 ‘선한 영향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재무 성과 등 외형 성장 중심에서 정도 경영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왔다. 직원들에게도 실적 대신 사회적 책임과 고객 신뢰 회복을 주문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2021년~2022년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 징계를 받는 등 내부통제 부실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에 진 회장은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실추된 고객 신뢰 회복, 내부통제 강화, 소비자 보호 전략 등을 중점 과제로 내세웠다.
지난해에도 그룹 경영 슬로건으로 ‘고객 중심 일류(一流) 신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을 제시하고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그룹 최우선 전략과제로 추진했다. 특히 진 회장은 “일류신한을 위해 스캔들 제로(0)로 만들어야 한다”며 “잠깐의 실수와 방심에도 어렵게 쌓은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에 모든 임직원이 업의 윤리를 바로 세우고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금융감독원에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고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참여를 시작했다. 신한금융도 같은해 10월 5대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책무구조도를 도입했다. 신한금융은 금융당국이 2023년 6월 발표한 내부통제 제도 개선안을 준비할 당시부터 선제적으로 컨설팅사의 자문을 받아 책무구조도 도입을 빠르게 준비해왔다. 책무구조도 기반 내부통제 체계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책무구조도를 작성했다.
신한은행은 각 임원의 책무를 규정하는 책무구조도 외에도 본점 및 영업점 부서장들의 효과적인 내부통제 및 관리를 위해 ‘내부통제 매뉴얼’도 별도로 마련했다. 부서장에서 은행장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를 위한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도 도입해 임직원들의 점검 활동과 개선 조치들이 시스템 상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했다. 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 행장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들이 ‘내부통제 실천약속’을 작성하고 이행을 다짐하는 선언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작년 증권 계열사에서 300억원대 파생상품 거래 손실 사고가 발견된 만큼 올해는 내부통제 관리 감독, 평가, 모니터링 등 관련 인프라 전반을 전면 점검하고 임직원 윤리의식을 강화해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지난해 8월 2일부터 10월 10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업무 부서에서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를 하다가 1357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해당 부서가 손실을 감추기 위해 허위 스와프 거래를 등록한 사실도 적발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올 2월 책무구조도를 업무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는 내년 7월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 되지만 지주 일정에 맞춰 책무구조도 도입을 5개월가량 앞당길 예정이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 임원책무기술서와 책무체계도를 마련했고, 8월에는 부서장 내부통제 업무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했다. 지난달에는 이사회를 열고 책무구조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지배구조 내부규정을 개정했다.
신한은행은 책무구조도를 바탕으로 전행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AI와 빅테이터를 활용한 점검 커버리지를 확대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신임 상임감사로 김철웅 금융보안원장을 선임했다. 김 원장은 은행 검사 분야에서 전문성이 높은 인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서 일반은행국 국장, 불법금융대응단 국장, 분쟁조정2국장, 소비자권익보호 부원장보 등을 지냈다.
정상혁 행장은 신년사에서 “최근 금융권에서 각종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며 내부통제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며 “빈틈없는 내부통제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요소인 만큼 2025년을 내부통제체계 완성도를 높이는 한해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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