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5.01.07(화)

큰 장(場) 열린다…증권사, '부동산 기관전용 PEF' 진출 행렬 [증권 줌인]

기사입력 : 2025-01-06 00: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NH 신호탄, 한투·KB 등 속속 합류
미래, 에쿼티 투자 방식 설립 계획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 기관전용 PEF(사모펀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자금력 있는 증권사들이 직접 GP(운용사) 역할을 하는 것으로, 글로벌 IB(투자은행)의 경우 대체투자에서 이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분야다.

정부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옥석 가리기', 자기자본비율 상향 및 PEF를 통한 위탁운용 등 제도 개선이 사업 추진에 동력이 되고 있다.

GP로 나선 증권사들…부동산 PEF 설립 '러시'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수 국내 증권사들이 IB 부문의 사업 확장 분야로 부동산 기관전용 PEF를 염두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에서 이미 PEF를 설립했고, 추가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4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기관전용 PEF 라이선스가 있는 증권사는 부동산 자산운용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가 개인이 아닌 연기금, 공제회, 금융회사, 자체 자금 등 기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에 투자한다.

기존 증권사들은 PEF에서 LP(출자자) 역할을 맡았지만, 부동산 PEF에서는 GP(운용사) 역할을 한다.

리모델링, 증축 등 임대료 상승 같은 수익 향상을 통해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Value-Add), 토지 매입 후 개발 또는 부실자산을 저렴하게 매입해 준공으로 기회비용을 극대화하는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등 방식이 주요 투자 전략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24년 3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부동산 기관전용 PEF인 '엔에이치에이알에이밸류애드제1호'를 설립했다. 펀드 규모는 2000억원 수준이다. 전체 출자금액의 60% 이상을 농협금융그룹 등 공동투자로 했고, 부동산 개발사, 공제회 등이 보탰다.

KB증권도 IMM인베스트먼트와 2024년 11월에 1200억원 규모 1호 펀드를 조성했다. KB증권 측은 "2025년 1분기 이내 후속 시리즈 펀드 추가 설정을 위해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도 2024년에 싱가포르 테마섹 계열의 캐피탈랜드투자운용과 공동 GP로 1호 PEF를 설정했다. 부동산PF대출에 투자하는 대출형 블라인드펀드로서, 총 약정액은 18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5년 상반기 내 100% 소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규 펀드 관련해서도 형태에 한정하지 않고, 다수의 투자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도 최근 '메리츠 스페셜시추에이션 제1호 펀드' 를 결성했다.

특히, 대형사 중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부동산 기관전용 PEF를 에쿼티(equity) 투자 방식 펀드로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펀드는 1800억원 규모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올해 본격 투자에 나설 계획으로, 조성된 펀드 자금은 주로 PF 사업장, NPL(부실채권) 투자 등 에쿼티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기관전용 PEF 라이선스 취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현대차증권이 부동산 기관전용 PEF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 사진= 각사이미지 확대보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 사진= 각사
PF 리스크 분산하는 PEF…"이제 시작단계"
정부는 2024년 11월 '부동산 PF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중장기적으로 선진국 수준의 자기자본비율(20%)을 유도하는 내용이 골자다.

기관투자자의 PF 대출이 직접투자 방식에서 기관전용 PEF를 통한 위탁운용으로 바뀌는 흐름도 포착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사업성 평가를 통해 부실 부동산 PF 사업장의 경·공매, 상각 및 재구조화에 나서서, 증권사들의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가속화 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직접 투자 대신 GP를 통한 부동산 PF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지속 중인 가운데 부동산 기관전용 PEF를 통해 부동산 관련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감사가 진행되면서, 주요 연기금들의 전업 운용사에 대한 투자가 위축돼 있었다"며 "일반 운용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큰 증권사가 GP를 맡음으로서 안정적인 투자자 유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 기관전용 PEF는 아직 시작 단계다. 트랙레코드(실적)가 더 쌓여 나가야 한다는 평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군이 기관으로 한정되고 개인, 일반 법인 투자가 제한돼 있어 투자자 풀(pool)이 적고 투자 모집이 제한적인 면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기관전용 PEF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펀드 투자에 따른 위험값 감소 등 제도 개선, 자발적인 전문인력 확충 등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시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출형 펀드의 경우, 증권사가 이미 투자한 NPL 사업장의 부실 채권 등을 대출형 펀드에 편입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올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에쿼티 비율을 높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투자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에 맞춰 시행법인의 전문화 및 시장 선진화를 추구하는 사업 방향이 모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정선은 기자기사 더보기

증권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