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내년 현장 영업과 자산관리(WM)를 키워드로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영업 현장 성과 우수자를 중심으로 승진 인사를 실시하고 기업그룹 산하에 소호 전담 조직을 신설해 고객 기반 확대를 꾀했다. 자산관리 사업 강화를 위해 시니어 서비스와 신탁 부문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 재편에도 나섰다.
이번 인사를 통해 영업 현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지역대표와 영업점장이 대거 승진했다. 김진우 강남영업본부 지역대표(본부장)는 중앙영업그룹대표(부행장)으로,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 남부영업본부 지역대표는 기업그룹장(부행장)으로, 우승구 광주전북영업본부 지역대표는 호남영업그룹대표(부행장)로, 이재헌 부산울산영업본부 지역대표는 영남영업그룹대표(부행장)로 각각 승진했다.
또 총 23명의 은행 승진자 중 12명의 영업점장이 본부장으로 등용됐다. 구흥모 계동지점장이 강서영업본부 지역대표(본부장)로,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주 서면역지점장이 부산울산영업본부 지역대표로, 전정숙 분당정자금융센터지점장이 영업지원본부장으로, 하송암 롯데월드타워금융센터지점장이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신규 위촉됐다.
영업 강화를 위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도 ‘영업통’으로 꼽히는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낙점된 이호성닫기이호성기사 모아보기 사장은 하나카드 대표 취임 전 은행 일선 영업 현장에서 활약해오며 풍부한 영업 경험과 방대한 네트워크를 쌓았다. 영업력을 내세워 상고 출신에서 지주 회장까지 오른 함 회장과 닮은 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 후보는 기업 영업과 외환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다. 하나은행에서 남산지점장, 영업1부 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외환사업단장, CIB그룹장(부행장) 등을 역임하고 은행 기업그룹장(부행장) 지주 그룹CIB부문장을 맡아왔다. 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 후보와 양동원 하나저축은행 대표 후보 역시 모두 영업에 강점을 지녔다.
고객 관리 체계 변화를 통한 영업문화 개선을 위해 영업지원그룹 산하에는 손님관리시스템부를 새로 만들었다. 손님관리시스템부는 고객 관리 프로세스를 지속 점검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해 은행 영업 조직의 변화를 이끌게 된다.
하나은행은 본점 12개 부서를 기존 부서에 통폐합하는 등 본점 조직 슬림화를 통해 영업 현장 지원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는 시니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신탁 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우선 자산관리그룹 산하에 그룹의 시니어 특화 서비스인 ‘하나 더 넥스트(HANA THE NEXT)’ 사업을 담당하는 '하나더넥스트본부’를 뒀다.
하나더넥스트본부는 시니어 사업 본격화 및 컨설팅 강화 등 자산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 조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하나더넥스트본부장은 하나더넥스트 사업을 초기부터 진행해 온 이은정 WM본부장이 맡는다.
하나금융은 지난 10월 하나 더 넥스트를 출범하고 하나은행뿐 아니라 하나증권, 하나생명보험 등 그룹 내 관계사간 협업을 바탕으로 은퇴 설계, 상속·증여, 건강관리 등을 아우르는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 더 넥스트 출범에 맞춰 시니어 세대를 위한 전문 채널도 열었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을지로금융센터에 '하나 더 넥스트 라운지' 1호점을 설치하고 하나은행 내 공모를 통해 선발된 전문 상담 인력을 배치했다. 선릉역, 마포구, 영등포구 등 주요 거점 지역으로 지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또 금융상품 기획 및 개발, 관리 기능 집중을 통한 전문성 강화를 위해 기존 신탁사업본부 및 투자상품본부를 신탁·투자상품본부로 통합했다. 유언대용신탁 등 신탁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재철 신탁본부 부행장이 신탁·투자상품본부를 담당한다.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성과를 주도한 조영순 연금사업단 부행장은 연임됐다.
하나은행은 신탁과 펀드, 연금 등 자산관리 3대 부문 1위를 목표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탁 부문에서는 상품 다각화로 영업을 강화하며 자산을 늘리는 중이다. 하나은행의 신탁 수탁고(기중 평잔 기준)는 2021년 72조6680억원에서 2022년 81조150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97조2375억원으로 늘었다. 올 3분기 기준 수탁고는 102조4035억원을 기록해 100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펀드와 연금 부문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판매액은 은행권 1위를 기록 중이다. 2022년 2100억원대에 그쳤던 ETF 판매액은 지난해 1조80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선 9월까지 3조7000억원을 기록해 작년 연간 수치를 2배 이상 웃돌았다.
퇴직연금도 적립액 증가율 기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올 3분기 말 기준 37조7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30조1416억원)보다 22.8% 늘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도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내년 디지털 신사업에도 힘을 준다. 디지털 전략 기능과 신사업 추진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AI·디지털그룹을 ‘디지털혁신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를 통해 전행적 디지털 전략 및 정책 수립, AI 관련 역량을 집중하고 디지털 사업 영역에서의 혁신과 부서 간 시너지 창출을 촉진할 계획이다.
디지털혁신그룹 산하에는 데이터본부를 신설했다. 데이터본부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해 금융 빅데이터에 기반한 데이터·디지털 간 시너지 확보와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한 금융 디지털 혁신 과제 이행을 추진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통해 현장과 성과, 전문성 중심의 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나이, 학력, 성별에 무관하게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은행의 성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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