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오너 3세인 신유열까지 가세, 점차 치열해지는 바이오 패권 전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로써 이원직 전 대표는 임기 2년을 마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제임스박 내정자는 임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친 후 신임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박 내정자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Merck),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영업센터장을 지낸 뒤 최근까지 세포·유전자치료제 전문기업인 지씨셀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BMS 재직 시절엔 의약품 공정개발과 품질관리(CMC) 분야 실사에 참여해 기술이전과 인수합병(M&A) 등을 총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몸담았을 땐 글로벌 기업과의 수주 계약을 성사시켰고, 지씨셀에서도 회사의 주력 제품인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Immuncell-LC)주'의 기술이전을 주도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측은 "박 신임 대표는 경영 전반에 걸처 전문성과 글로벌 수주에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적임자"라며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인천 송도에 총 36만 리터 규모의 생산시설 '메가플랜트'를 짓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정반대다. CDMO 사업은 매출로 잡히기까지 수년은 걸리는 만큼 공장 건립 전 수주 계약이 완료돼야만 한단 것. 한 업계 관계자는 "까다로운 심사와 인증을 거치고 매출로 잡히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지금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수주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엔 셀트리온도 CDMO로 진입하는 등 점점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데 롯데바이오가 어떤 차별점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2027년 공장 가동도 수주가 우선돼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롯데바이오의 매출은 미국 시큐러스 소재 BMS 공장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 공장마저 내년이면 CMO 계약이 종료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룹 차원에서 발등에 불 떨어진 심정으로 글로벌 수주 경험이 풍부한 박 신임 대표를 구원투수로 삼았을 거란 분석이다.
'오너 3세' 신유열 롯데지주 신임 부사장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 부사장은 지난 3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신 부사장은 현재 롯데바이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는 신동빈 회장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략"이라며 핵심 사업으로 점찍은 만큼, 내년부터 신 부사장이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직접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앞으로 신 부사장은 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과연 롯데바이오가 업계의 회의적인 시선을 돌려놓을 수 있을까. 이미 론자, 우시바이오, 삼성바이오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이 CDMO 시장을 꽉 잡고 있어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실적)가 부족한 롯데바이오가 틈새시장을 노리긴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식품 분야에서 후발주자더라도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으로 성장해 온 회사"라면서 "하지만 바이오 분야는 트랙 레코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품 부문에서 먹히던 전략을 바이오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하기보단 롯데바이오만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