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으로, 국내 금융지주 회장의 나이 요건이 화두에 올랐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KB·우리·신한·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는 내부규범을 통해 이사 혹은 최고경영자의 선임과 연임에 대한 연령 제한을 두고 있다.
KB·우리·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최고경영자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 미만이어야하며, 신한금융지주는 첫 선임 기준 만 67세 미만이어야 한다.
이 같은 연령 제한 규정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지난 2010년 일부 금융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과도한 연임'이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에 가장 빠르게 대응한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하나금융지주는 2011년 2월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도입하고,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회장의 최고 연령을 70세로 제한했다. 신한금융지주도 같은 해 회장의 첫 선임 연령을 만 67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연임 시에도 만 70세를 넘지 못하도록 내규를 확정했다.
이후 금융사 지배구조법이 고도화되고, 2014년에는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하면서 다른 금융지주들도 잇따라 최고경영자의 연령제한 규정을 만들었다.
이처럼 금융지주 지배구조 내부규범 자체는 탄생 배경이 명확하지만, 최고경영자의 연령 제한을 만 70세로 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가장 유력한 의견은 해외 금융사의 동향과 규범을 파악해 벤치마킹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 발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일본의 3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SMFG)·미즈호파이낸셜그룹 회장들의 퇴임 연령이 65 ~ 70세 정도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 금융지주사 체제를 도입할 때 MUFG, SMFG 등 일본의 메가뱅크 사례를 연구·참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빙성이 있는 설명이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만들 때 일본과 중국, 유럽 금융사 등의 동향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금융지주 회장들의 나이가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2011년 나이가 가장 많았던 최고경영자는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 회장으로 당시 만 68세였고, 신한금융지주를 이끌던 한동우 회장은 만 66세였다.
같은 해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도 만 67세,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이 만 64세였기 때문에 이를 간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연령 제한은 신체적·정신적으로 경영 역량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욕심만으로 연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라며 "앞으로 기대 수명 증가와 워런 버핏 등 해외 고령 CEO의 사례에 따라 연령 자체는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