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나쁘지 않다. 정 수석부회장이 자신의 경영능력을 뽐 낼 최적의 시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전력기기 등 그룹 주력 사업은 호황기에 들어섰다.
HD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는 그룹 숙원 사업으로 여겨진다. 지난 2012년부터 세 차례나 도전했지만 업황 부진 등으로 고배를 마셨다. 경기침체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당분간 증시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올해 3분기말 HD현대오일뱅크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30.7%다. ▲2020년말 139.3% ▲2021년말 216.4% ▲2022녀말 184.9% ▲2023년말 205.4%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경쟁력 강화 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와 중국산 공급과잉이 연달아 이어지며 부진이 이어졌다.
기존 사업인 정유도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실적이 꺾이고 있다. 올 3분기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7조5898억원, 영업손실 2681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데, 배당을 줄이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 지난 4년(2020~2023년)간 HD현대오일뱅크는 1조6300억원 순이익을 벌고 1조3000억원 가량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이 80%다.
2020년 적자를 봤을 때도 1000억원 가량 배당했고,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10분의 1 수준인 1471억원으로 줄었지만 3397억원을 배당에 썼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640억원 규모 중간 배당을 결정했다.
대주주 승계 시점과 맞물린 기업들은 아무래도 세금 이슈 해결 등을 위해 고배당을 고집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주사 HD현대가 지분 73.85%를 보유하고 있다.
HD현대는 정몽준 이사장이 26.6%를 가지고 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들어 적극적 주식 매입을 통해 HD현대 지분율을 5.26%에서 6.12%로 늘렸다.
다만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배당금의 경우 당해년도의 실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익유보금 등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당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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