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인물은 박재홍 동아에스티 사장,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 송수영·윤상배 휴온스 대표, 서정진닫기서정진기사 모아보기 셀트리온 회장 등이다.
신약 R&D가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업계 특성 때문이다. 박 사장은 긴 호흡으로 R&D 부문을 이끌며 경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에도 박 사장은 항체약물접합체(ADC)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에 진출할 거라며 일부 블록버스터 제품 특허가 풀리는 2030년께 인천 송도에 생산기지를 지을 거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박재홍 사장은 최근에도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고 R&D 관련 행사를 개최하는 등 활발히 경영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내년에도 R&D 부문에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회사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6012억 원, 영업이익 628억 원, 당기순이익 541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35.2%, 39.0% 증가한 수치다. 3분기만 보더라도 매출액 2009억 원, 영업이익 225억 원, 당기순이익 21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9%, 58.8%, 70.0% 늘었다.
사측은 일반의약품 약국 유통망 채널 확대 등을 통해 내년까지 매출액 '1조 클럽'에 입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매출 1조 원에 근접한 실적을 낸다면 송준호 대표의 유임에도 청신호가 켜질 거란 관측이 따른다.
다만 올해 역성장 우려가 변수로 꼽힌다. 휴온스는 올 초 가이던스로 연간 매출액을 전년 대비 15% 상승한 6353억 원을 제시했다. 지난 8일 연간 누적 실적이 이에 미달해 예측치를 5989억 원으로 정정 공시했다. 올해 두 자릿수 외형 성장을 이루겠단 송 대표의 기존 목표와는 상반된 성적이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기존 주력 제품인 주사제 매출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송수영 대표는 "꾸준한 외형 확장 속에서도 내실경영을 강화해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내년 2공장 신규 라인 가동과 이달 휴온스 동암연구소 입주를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셀트리온제약의 의장 자리를 겸하고 있는 서 회장은 내년 3월 28일 임기가 만료된다. 그는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2년간의 한시적 경영'을 선언하며 복귀했다.
장남 서진석 의장이 자리를 어느정도 잡아 서 회장은 후방에서 사업을 지원할 거란 분석도 있으나, 당분간은 그가 경영일선에 설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서 회장이 복귀와 함께 제시한 계획들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까지 '3사 합병'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계열사 합병을 통해 복잡한 사업구조를 단순하게 만들겠단 취지다. 지난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은 완료됐다. 하지만 셀트리온제약은 주가가 고평가됐단 이유로 셀트리온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합병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CDMO 등의 신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서 회장이 1~2년 동안은 경영에 집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오너가(家) 자녀들이 승계를 이어받은 광동제약, 대원제약, 보령 등은 현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은 오너 2세인 최성원 회장이, 대원제약은 오너 3세인 백인환 사장이 지난해부터 경영권을 쥐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승진했고, 백 사장도 비슷한 시기 화장품 제조 기업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합병(M&A)하는 등 활발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재선임이 유력하단 평가다. 보령의 경우 오너 3세 김정균 대표가 진두지휘 중이다. 보령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7602억 원을 달성, 연간 1조 원 돌파가 예상된다. 업계에선 김 대표의 리더십이 통했다며 무난히 재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먹거리로 우주사업을 점찍고 17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세 CEO 모두 내년 3월 25일 임기가 만료된다.
다만 일각에선 의정 갈등과 국제 정세, 트렌드 변화 여파에 따라 전문경영인으로 CEO를 재배치, 쇄신을 단행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큰 이슈가 없다면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CEO들은 대부분 연임이 유력하지만, 의정 갈등 장기화 여파로 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태라 확언하긴 힘들다"며 "특히 오픈 이노베이션이 화두로 떠오르고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등 국제 정세도 변화돼 적격 CEO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전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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