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핵심 계열사는 국내 타이어 제조 1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다.
1966년 효성그룹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이 인수해 1985년 조 창업주 둘째 아들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물려받아 효성으로부터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했다.
조현범 회장도 조 명예회장 차남이다. 지난 2020년 조 명예회장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 물려주며 그룹 후계자로 낙점했다.
조현범 회장은 다음달 회장 취임 4년차를 맞는다. 여전히 ‘경영권 분쟁’이나 ‘사법 리스크’ 같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경영 능력과 거리가 먼 부정적 굴레에 발목이 잡혀 있는 셈이다.
그래서 지난달 최종 확정한 한온시스템 인수는 조현범 회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승부수로 꼽힌다.
한온시스템이 지난해 거둔 매출은 9조5600억원에 이른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한국타이어(8조9400억원)보다 크다. 한온시스템 인수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명실상부 재계 30대 기업으로 진입하게 된다.
현재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준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부터 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을 공정자산 10조원에서 GDP 0.5%(10조4000억원)로 변경했는데, 이로 인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이 대기업에서 제외됐다.
그룹은 과거에도 기준 변경 시점에 ‘대기업 막내’와 ‘준대기업 대장’ 자리를 오르내리곤 했다. 내년 한온시스템이 편입하면 그룹 글로벌 자산은 26조원 규모에 달하게 된다. 재계 순위가 49위에서 20위권 후반대로 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조 회장 ‘빅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너무 비싸게 샀다는 의견이다. 한국타이어는 사모펀드 한앤코로부터 한온시스템 지분 25%를 사기 위해 총 1조7330억원을 투자했다. 1주당 가격은 1만원이다.
그런데 현재 한온시스템 주가는 4000원 수준이다. 시세보다 2배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꽤 고가에 인수한 셈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4년에도 한온시스템 지분 19.5%를 1조800억원에 사들였다. 한온시스템 인수에 무려 10년 공을 들인 셈이다.
과도한 투자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찮다. 시장도 이 같은 우려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주가는 한온시스템 인수 발표 직전인 4월말 5만원대 후반에서 이달 중순 3만원대 후반까지 37% 가량 빠졌다. 한국타이어는 경영실적 호조로 올해 내내 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냈는데 주가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하지만 재계는 전기차 시대가 결국 올 것이라는 믿음 아래, 현재 캐즘 위기를 기회로 보고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오너 결단으로 보고 있다. 조현범 회장의 과감한 판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가까운 미래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조현범 회장은 한온시스템 인수 추진 발표 직후 경영 메시지를 통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전기차 시대 핵심 부품인 타이어와 자동차용 열 관리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며 “2030년 매출 30조원 규모 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현범 회장은 한온시스템과 사업 시너지 확대를 위한 첫 시작을 최측근에게 맡겼다.
이달 나온 2025년도 임원 인사에서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이수일 부회장을 한온시스템 PMI(인수후통합)추진단장에 임명한 것이다.
이수일 부회장은 그룹 내 2인자다. 지난해 조현범 회장이 사법리스크로 자리를 비웠을 당시 이 부회장이 경영공백을 메웠다. 이 부회장은 한국타이어 공채 출신으로 37년간 회사에 몸담은 해외 시장 전문가다.
한국타이어 새 대표에는 안종선 한국앤컴퍼니 경영총괄 사장이 내정됐다. 안 사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삼성전자, 맥킨지, 두산을 거쳐 2011년 영입됐다. 신사업 발굴에 능한 전략가형 경영인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을 확대하기 위한 인사라는 평가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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