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한때 캐시카우로 불리던 홈쇼핑의 업황 악화와 무관치 않다”며 “현대홈쇼핑의 성장 둔화도 지속되고 있기에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정 회장 체제를 강화한 데는 홈쇼핑업황 부진이 큰 이유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이 2조645억 원으로 전년보다 1.7%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3% 감소한 60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뿐만 아니다. 지난해 TV홈쇼핑사의 영업이익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5000억 원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생방송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TV홈쇼핑 7개사(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GS샵·NS홈쇼핑·홈앤쇼핑·공영쇼핑)의 2023년 영업이익은 3270억 원이다. 전년 대비 39.6% 빠졌다.
업황 부진의 원인은 모바일과 OTT 중심의 시청문화로 바뀌어가면서 TV 시청인구가 줄어든 탓이다. 이런 상황에 IPTV·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가 매년 송출수수료를 인상하면서 홈쇼핑업계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사업의 메인이 되는 방송 매출이 2조7289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5.9% 감소했다.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홈쇼핑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경기도 군포에서 운영하던 물류센터를 경기도 화성으로 확장 이전했다. 연면적 3만8000㎡(1만1400평), 전체 3개층으로 최대 158만 박스를 보관할 수 있는 규모다. 물류센터 면적 확대와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상분 분류 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하루 출고 물량을 크게 늘렸다.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 앱도 새로 단장했다. 상품 소개 숏폼을 전면 배치하고, 기존에 이미지와 텍스트 중심이던 화면 대신 짧고 직관적인 영상과 개인화 영역을 부각해 구매 전환율을 높였다.
TV 의존도를 낮추고 모바일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해 현대홈쇼핑 3분기 누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모두 증가했다. 여전히 높은 송출수수료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3분기 누계 매출 82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509억 원으로 44.6%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은 전문경영인인 한광영 대표가 사업 전략을 계획 및 추진하고, 정 회장이 홈쇼핑의 장기적인 성장전략 구상과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추진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쉽지 않은 사업 환경에 오너의 결단력이 중요해지는 만큼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들을 수립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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