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사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 지방금융지주 3사의 밸류업 지표 추이와 수익성 제고 및 주주환원 전략을 점검한다. <편집자 주>
김기홍닫기김기홍기사 모아보기 JB금융지주 회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 달성을 목표로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5%로 끌어올리고 총주주환원율 확대를 통해 주가수익비율(PER)을 상향한다.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도 4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3일 한국금융신문이 JB금융의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1일 종가(1만7910원) 기준 올해 초(1월 2일) 이후 상승률은 61.8%로 집계됐다. 김기홍 회장의 취임(2019년 3월 29일) 이후 주가는 3배 넘게 뛰었다. 이 기간 상승률은 221.5%에 달했다.
PBR의 경우 31일 종가 기준 0.69배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올해 초(0.47배)와 비교하면 0.22%포인트 상승했다.
JB금융은 높은 ROE 덕에 은행업종 평균 대비 PBR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기업가치에 ROE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원인이 낮은 PER에 있다고 보고 있다.
PBR은 ROE와 PER을 곱한 결과다. ROE는 순이익을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투입한 자기자본으로 순이익이 늘어나거나 자기자본이 줄어들면 높아진다. PER은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눠 주가가 기업 이익 대비 적정 수준인지 나타내는 수치다.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지속 가능한 ROE 제고와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PER 지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게 JB금융의 판단이다.
JB금융은 중장기적으로 PBR 1배를 목표로 설정했다. 2027년까지 PBR 1배에 도달하지 못하면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조정하고 주주환원정책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JB금융은 우선 PER 개선을 위해 주주환원율 상향에 나서기로 했다. 2026년 45%를 목표로 매년 단계적으로 확대해 중장기적으로 50%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보통주자본(CET1)비율 13% 초과 시에는 주주환원율을 50%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올 3분기 기준 JB금융의 CET1비율은 12.68%로 전년 동기 대비 0.23%포인트 상승했다.
주주환원율 목표 수치는 평균 PBR 1배 이상인 미국 은행의 과거 3개년 평균 주주환원율이 50% 수준임을 감안해 산정했다. 또 지속가능한 ROE와 지속가능 성장률을 고려한 목표 CET1비율 유지를 위해 적정 주주환원율을 설정했다.
JB금융의 현금배당은 2019년 583억원, 2020년 727억원, 2021년 1164억원, 2022년 1623억원, 2023년 1641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으로는 604억 규모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300억원을 유지 중이다. 이에 따라 총주주환원율은 2019년 17% 수준에서 지속 상승해 지난해 기준 33%를 기록했다.
JB금융은 2026년까지 현금배당성향을 28% 수준으로 고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주주환원에 대해서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한다. 총주주환원 금액 중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40%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사주를 1000억원 규모로 매입·소각해야 한다. JB금융은 내년 두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김기홍 회장은 지난달 23일 실적 빌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율 계획을 지키기 위해선 자사주 매입·소각을 더 해야 한다”며 “다만 배당가능이익이 제한돼 있어 올해 못하게 될 경우 내년 배당가능이익이 확보되는 대로 즉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ROE 제고를 위해선 핵심 사업 확대 전략을 추진한다. 현재 JB금융의 ROE는 국내 금융지주 중 최상위 수준이다. 경쟁 지방금융지주와는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 후 '작지만 젊고 강한 강소금융그룹'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추진해왔다. 외형 성장보다는 마진이 낮은 자산을 늘리지 않고 수익성이 높은 자산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이를 통해 JB금융은 ROE를 10%대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JB금융의 ROE는 김 회장 취임 첫해인 2019년 10.18%를 기록했다. 이후 2020년 10.07%에서 2021년 12.84%로 상승했고 2022년에는 13.88%까지 뛰었다. 지난해는 12.13%로 떨어졌지만 올 3분기 누적 기준 14.7%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으로도 10%대 ROE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JB금융은 앞으로 안정적인 CET1비율을 기반으로 ROE 13%을 유지하기로 했다. 2026년까지 ROE 13+α%를 달성하고 장기적으로는 15%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이를 위해 은행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집중할 계획이다.
JB금융의 핵심사업 비중은 2019년 13.7%, 2020년 17.9%, 2021년 24.6%, 2022년 31.7%, 2023년 35.0%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위험가중이익률(RORWA)은 지난해 기준 1.84%로 은행 업종 평균(1.34%)을 상회한다. 올 3분기 기준 RORWA는 위험조정수익성 기반 내실 위주의 질적 성장을 통해 2.19%를 기록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대면 신용, 햇살론, 외국인 근로자 대출 등 틈새시장 발굴도 이어간다. 특히 외국인 신용대출 등 수익성과 성장성 잠재력이 큰 분야에 대한 공략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JB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과거 김기홍 회장은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계획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의 내재 수익률이 23%라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향후 배당성향을 28%로 고정하고 나머지 재원은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하기로 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JB금융이 올해 연말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 때 추가 편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JB금융은 업종 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높은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고, PBR도 은행 중 가장 높다는 점에서 밸류업 지수 편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리밸런싱 시 ROE와 PBR 외 주주환원과 관련된 기준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데 지난해부터 총주주환원율이 33% 내외를 기록하고 있어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크게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