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영이앤티는 지난 18일 화장품 ODM 업체인 비앤비코리아 지분 전량을 확보했다. 서영이앤티는 앞서 지난달 서초동 사옥에서 사모펀드(PEF) SKS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지분 전량을 사들이는 체결식을 맺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 계열사로, 가공식품 도소매업과 맥주 냉각기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 오너 일가 지분이 99%인 가족 회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지분 현황에서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이 주식 7만3382주(14.69%)를, 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29만2000주(58.44%)를, 차남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이 10만8000주(21.62%)를, 박 회장의 형 박문효 하이트진로산업 회장이 2만5805주(5.16%)를 들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그룹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주식도 641만9688주(27.7%)를 보유해 박문덕 회장(29.5%)에 이은 2대주주다. 핵심 계열사인 하이트진로 우선주 2만9345주(2.59%)도 확보했다. 이처럼 오너 일가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서영이앤티가 신사업에 주류가 아닌 뷰티로 점찍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소주 소매점 매출이 1조4050억 원을 기록, 59.75%의 점유율로 1위다. 테라와 켈리로 적극 공략 중인 맥주 시장에서는 소매점 매출 1조1188억 원(28.47%)으로 오비맥주에 이은 2위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으로 주류 시장이 가정보다 유흥 채널로 재편되면서 정체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K뷰티는 중소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매해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3분기까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을 74억 달러로 집계하면서 전년(62억 달러) 대비 19.3%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실적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매출은 2조5202억 원으로, 전년(2조4976억 원) 대비 0.9% 오르는 것에 그쳤다. 이 기간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출시로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판관비는 전년(8727억 원)보다 13.5% 많은 9901억 원을 집행했다. 이에 하이트진로 영업이익은 전년(1906억 원) 대비 35.0% 빠지면서 1239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서영이앤티는 그동안 맥주 냉각기를 제조·유통하면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주류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영이앤티의 지난해 매출도 1023억 원으로, 전년(1092억 원)보다 소폭 떨어져 역성장을 그린 것이다. 반면 비앤비코리아는 지난 2011년 설립 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코로나 이후 K뷰티가 중소 브랜드로 날개를 달면서 비앤비코리아 실적도 날아올랐다.
비앤비코리아의 최근 3년간 실적을 보면 연결 기준 매출이 2021년 234억 원에서 2022년 329억 원, 2023년 442억 원을 기록,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도 2021년 15억 원에서 2022년 46억 원, 2022년 70억 원으로 뛰었다. 작년 기준 비앤비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15.8%에 달한다. 매출 규모로는 국내 화장품 ODM 업계 15위 수준이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주요 고객사만 봐도 가수 이효리가 모델로 활동 중인 비건 브랜드 달바와 뷰티테크 브랜드 메디큐브 등 100여 개가 넘는다.
서영이앤티는 비앤비코리아의 연구개발(R&D) 역량과 차별화된 프로세스 등을 비중 있게 들여봤다고 한다. 비앤비코리아의 올해 예상 매출은 730억 원으로, 고도의 성장세를 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비앤비코리아 주요 고객사를 글로벌 무대로 옮겨 국내 화장품 ODM 업계 톱(TOP) 5에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다.
허재균 서영이앤티 대표이사는 “서영이앤티는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며 “글로벌 K뷰티의 인기를 기반으로 고객사 만족을 최우선으로 해 혁신적이고 높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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