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중 회의를 열고 금년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절차를 개시한다. 금융감독원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각 계열사 대표 임기 만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시작하게 됐다.
여러 계열사 대표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은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집중돼 있다. 이 행장은 1963년생으로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취득했다. 이후 외환은행에 입행해 신탁부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IR 팀장, 재무기획부 팀장, 전략기획부 부장 등도 역임하며 ‘재무통’으로 성장했다.
이 행장은 지난 2012년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던 과정에서 IR팀장으로 피인수 관련 실무를 담당하며 물리적·화학적 결합에 굵직한 역할을 맡았다. 2015년 조기 통합을 추진할 때도 노사 협상단에 포함돼 행원 의견 수렴과 조율을 했다.
기업대출 중심 꾸준한 자산 성장세
이승열 행장은 실적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먼저 취임 첫해인 2023년 당기순이익 3조4766억원을 시현하면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전유물로 불리던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이 같은 결과는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 성장에 더해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116.1%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은행은 5대 시중은행 중 2023년 생산성 분야에서 1위(4억16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다. 2분기 순이익은 9077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7.7% 늘었다. 1분기 홍콩 H지수 ELS 충당부채와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F/X) 환산 손실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홍콩 ELS 영향으로 순익은 축소됐으나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불리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하나은행의 6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75조1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4.4% 늘었다.
대기업 대출(29조9200억원)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4% 늘어난데 더해 중소기업 대출(141조3870억원)은 12.5% 확대됐다. 가계대출 잔액 역시 132조9660조원으로 견조하게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6.0%, 전분기 대비 증가율은 3.1%다.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 수준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양호한 대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연간 성장 목표를 상반기 내 조기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 행장은 선제적으로 기업금융에 집중한 덕분에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자산 확대 기조 속에서도 건전성은 개선됐다. 하나은행의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27%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와 전분기 대비 모두 0.02%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23%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02%포인트 상승했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0.01%포인트 낮아졌다.
연금사업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이 행장 취임 전인 2022년말 27조2638억원이었던 퇴직연금은 올해 6월말 기준 36조 1297억원으로 30% 이상 상승했다. 연금사업단을 전문화된 독립 조직으로 분리시킨 게 ‘신의 한수’가 됐다.
‘안정적 리더십‘ 이승열 행장 연임 가능성 UP
이승열 행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 내며 조직을 안정화 시켰다. 이를 토대로 조직·경영 측면에서 하나은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이 행장의 연임 가도에도 장애물이 없다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특히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에 따른 하나금융의 주가 부양에 있어 하나은행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 행장이 취임하던 지난해 1월 하나금융의 주가는 약 4만5000원에서 5만원 사이에서 거래가 됐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6만 400원으로 당시와 비교하면 약 30% 이상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의 순이익 증가, 기업금융의 성과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줬고, 하나금융의 주가를 끌어 올리는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 행장의 연임의 변수로 함영주닫기함영주광고보고 기사보기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 종료를 꼽고 있다. 함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종료된다. 보통 금융지주 회장이 교체될 경우 핵심 계열사의 은행장도 교체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며 “이재근 국민은행장처럼 2+1 형식의 연임 사례도 있기 때문에 변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통제에 있어서도 하나은행은 큰 논란을 야기하지 않았다”며 “이 행장의 연임을 통해 하나은행이 한번 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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