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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AI 피크아웃 아직 아니다…메모리반도체는 솔루션 게임” [2024 한국금융투자포럼]

기사입력 : 202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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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특수, 반도체 산업 집중 경향
캐즘에도 AI 발전·영향 '예상상회'

▲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아직 AI(인공지능) 피크아웃(peak out)이 오지 않았습니다. 또 AI 발전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헤게모니는 치킨게임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솔루션 게임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4 한국금융투자포럼'에서 'AI&반도체 산업의 전략과 전망'을 주제로 AI가 이끌 미래 산업지형을 들여다본다.

한국금융신문은 9월 24일 오후 1시30분(13시30분) 명동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2층)에서 '2024 한국금융투자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의 타이틀은 'AI 혁명 시대 투자전략'으로, AI를 키워드로 미래 성장 모멘텀을 찾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3차 AI 겨울’은 올 것인가…“아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업계에서 손꼽히는 '반도체통'이다. 이 센터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여러 차례 반도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 센터장은 이번 포럼에서 “AI 피크아웃 논란은 시기상조다”고 강조한다.

우선, 현재까지 1~3차의 AI 붐(boom) 전개과정을 소개한다. 1차 AI붐은 1957년 로젠블라트의 퍼셉트론을 시작으로, 1960년대 마빈 민스키, 존 매카시의 기호주의가 AI를 발전시켰다고 설명한다. 1970~1980년대 첫 번째 AI 겨울 시기가 있었다고 짚는다.

2차 AI 붐은 1980년대 후반으로 풀이된다. 제프리 힌튼의 역전파 알고리즘, DARPA(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의 AI 연구자금 지원 등이 AI를 끌어올렸다. 또 1990년대에 컴퓨터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도 등장했다.

2차 AI 겨울은 2000년 정도에 찾아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시기는 기하급수적인 3차 AI 붐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AI 혁명 시대 가장 큰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바로 1999년 '지포스'를 선보이며 GPU(그래픽 처리장치)로 첫 등장했다. 이후 2000년대 중반 심층신경망(DNN)이 발표됐다. 2010년 딥러닝(Deep Learning) 성장도 페달을 밟았다.

마침내 2020년 챗 GPT(Chat GPT)를 통해 생성형 AI(Generative AI) 성장 시기가 도래하면서 3차 AI 붐이 동력을 얻고 있다.

이제 가장 큰 질문은 '3차 AI 겨울은 올 것인가?'라고 짚는다.

골드만삭스는 AI가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에 연 1.5%P 이상 기여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반면, 맥킨지(+0.5%P), NBER(전미경제연구소)(+0.1%P)은 이보다 낮게 추정한다.

에버렛 로저스의 '혁신확산 이론'에 근거하면 AI는 얼리어답터(EarlyAdopter) 단계로 추정된다고 설명한다.

실제 AI 활용도는 10% 내외로, 아직 수익보다 투자가 필요한 초기국면이라는 인식이 높다.

AI를 구현하는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의 실적모멘텀 둔화에 따라 AI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른바 ‘AI 버블론(bubble)’의 등장이다.

다만, 테크 기업 가운데 구글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최고경영자)는 "과소투자 위험이 과잉투자 위험보다 훨씬 높다"고 언급해 투자 중요성에 힘을 실었다.

‘치킨게임은 NO’…“소프트웨어 포함 솔루션 지향”
이 센터장은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전 역사를 통해 볼 때, AI의 발전은 장기 시각에서 보면 현존 예상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컴퓨팅 디바이스는 1960년 메인 프레임을 시작으로, 미니컴퓨터, 데스크톱, 인터넷, 모바일 그리고 2020년대 들어 AIoT(AI+IoT(사물인터넷)) 시대로 접어들었다.

컴퓨팅 기술의 발전에 따라 선도(leader) 기업도 변화해 왔다. 초기 1960~1980년대는 IBM이 앞단에 서 있었다면, 1990~2000년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시스코 등이 주류 기업으로 꼽혔다. 2010년대 이후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이 전면에 나섰다.

2020년대에는 AI칩 선두주자로 엔비디아가 급성장했다. 이 기간 동안 컴퓨팅 디바이스는 진화하고, 통신 기술도 발전했다. '인지 컴퓨팅'의 시대까지 도달했다. 비정형 데이터 활용, 자연어 명령어, 지능적 선택 등이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다만, 이 센터장은 "AI 특수가 전방위 생태계로 확산되지 못하고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파운드리(Foundry)에서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가 있고, AI 열풍에 부상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 이름을 올린다. 프로세서(Processor)는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이 대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AI 서비스에서는 구글, 아마존웹서비스 등이 있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 산업은 중요하지만, 과잉투자는 위험하다"고 판단하며, "캐파(생산능력) 경쟁이나 치킨게임이 아닌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시스템 솔루션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료출처=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포럼 발표자료 갈무리(2024)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출처=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포럼 발표자료 갈무리(2024)
경제적 관점에서 세계경제규모(GWP) 대비 반도체 산업 매출액의 비율은 2024년 0.57% 수준이다. 반도체 산업이 주요 국가의 전략산업인 것은 틀림없지만, 최종제품 매출 규모가 5270억 달러(2023년) 수준으로 시장 규모 자체가 큰 산업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 이를 적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이 센터장은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서플라이(공급) 체인에서 공급자 톱15에 삼성, 하이닉스가, 구매자 톱 10에서 삼성이 선순위로 들어간다.

그럼에도 이 센터장은 “한국 반도체 산업은 생각만큼 강하지 않을 뿐만아니라, 취약점이 많다”고 현실을 꼬집는다. SIA(미국반도체산업협회) 2024 반도체 통계기준으로 한국의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14%이다. 이는 미국(50%)에 이은 2위다. 다만 이 공식 통계에는 TSMC, ASML 등 매출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AI가 만능 키(key)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센터장은 “AI의 발전의 핵심은 메모리 병목 해결이다”고 강조했다. AI 모델이 지속적으로 거대화되는 동안, 더 많은 데이터 전송통로(I/O)가 필요하고, HBM(고대역폭메모리) 아키텍쳐가 1차적 솔루션이다. I/O와 데이터 트랜잭션 증가로 전력소모 부담이 증가하면 PIM(Process-in-Memory,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 아키텍쳐가 2차적 솔루션이다. 하지만, 모델이 더욱 대형화되면 프로세스와 메모리의 새로운 아키텍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센터장은 “결국 AI 모델 대형화에 따라 메모리의 지능화 및 시스템화도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며 “메모리의 커머디티 성격은 약화되고, 점점 시스템 반도체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시한다.

AI 발전이 선형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그 과정에서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도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센터장은 “3차 AI 겨울은 없다”고 요약한다.

이 센터장은 “AI 발전과 그 영향은 논의되는 이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AI 과잉투자 리스크보다 과소투자 리스크가 더 걱정되는 부분이다”며 “다만, 반도체의 경우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과잉투자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제시한다.

AI 발전으로 메모리 반도체는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솔루션을 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 센터장은 “하지만, 성장률 정점(peak), 엔비디아 효과 반감, 미국 대선 등의 영향으로 단기적으로는 관망 또는 보수적 심리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한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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