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균 회장은 교수 출신 경영자다.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가 만 48세 다소 늦은 나이에 기업 경영에 참여했다. LS그룹 계열사 중 수익원이 보장된 LS전선, LS MnM(옛 LS니꼬동제련) 같은 회사는 아니었다. 당시만 해도 실적이 들쑥날쑥한 LS산전(현 LS일렉트릭)을 선택했다. 그가 교수직을 버리고 회사로 온 지 21년이 흘렀다. 현재 LS일렉트릭에 과거 LS산전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LS일렉트릭 지난해 별도 매출은 3조43억원, 영업이익은 2784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창립 이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2019년 2조4850억원보다 약 5000억원 많은 금액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매출은 계속 올랐다. 각각 전년 대비 9.73%, 2.46% 증가한 1조4195억원과 1조8546억원을 달성했다. 올 2분기 매출은 80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9.53% 늘어난 1123억원을 기록했다.
구자균 회장은 기업인으로 변신한 후 저압부터 초고압까지 전력 분야 전체 라인업 구축에 힘을 쏟았다. 구자균 회장은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와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거쳐 2005년 부사장급인 LS산전 관리본부장으로 들어왔다. 그 후 3년 뒤인 2008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지금까지 약 18년간 9개월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10년에는 부회장, 2015년에는 회장으로 승진했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전력 수배전 사업 최강자다. 차단기, 개폐기, 계전기와 같은 전력기기와 변압기와 배전반 등 전력 인프라 사업이 매출 상당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별도 기준 매출의 약 85%가 전력 부문에서 발생한다. 청주 스마트공장에 저고압 전력기기 다품종 양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주가다. LS일렉트릭 주가는 경쟁사 대비 가장 낮다. 9월 첫 장인 지난 2일 기준 LS일렉트릭 주가는 15만1700원을 기록했다. 경쟁업체인 HD현대일렉트릭(29만2500원), 효성중공업(28만4000원) 등과 2배가량 차이가 난다. 같은 날 시가총액은 HD현대일렉트릭이 10조5400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LS일렉트릭 4조5500억원, 효성중공업 2조6500억원 순으로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 직원 총 2119명의 1인 평균액은 1억1000만원이다. 최고 금액은 1억1300만원, 최소 7800만원으로 가장 높은 급여를 자랑했다. 효성중공업은 전체 3266명 중 평균 7800만원을 기록했다. 최대 금액은 1억원으로 LS일렉트릭보다 높다. 최소는 4100만원이다.
실적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LS일렉트릭 주가가 경쟁사 대비 낮은 것은 주력 제품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북미 지역에서 제조업 리쇼어링(외국으로 나갔던 기업의 복귀)과 국가 전력망 노후 교체, 신재생에너지 투자,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구축 등으로 초고압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격히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초고압 전력기기를 많이 취급하는 회사에 대해 기대감이 더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전력기기 제품은 전압 수준에 따라 중저압과 초고압으로 나뉘는데, LS일렉트릭은 국내 중저압 전력기기 시장에서 60% 정도 점유율을 갖고 있다. 초고압은 HD현대일렉트릭이 우수한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효성중공업도 초고압 전력기기를 주로 취급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초고압 전력기기 핵심 생산기지인 부산사업장 생산능력 증설에 나섰다. 지난 5월 초고압 변압기 시설 투자에 803억원을 확정한 데 이어, 지난달 13일 205억원을 추가해 총 1008억원으로 확대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배전과 종합 전력기기 사업을 꾸준히 해왔다”라며 “최근 해외 시장에서 변압기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사업 경쟁력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을 중심으로 아세안 국가들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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