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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사 · 카드사, 신용등급제공업 진출 문 열려...기업CB 시장 경쟁 심화될까

기사입력 : 2024-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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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50% 출자의무 폐지...'신규 진입 활성화 필요'
"기존 기업CB사 입지 위태로워질 정도 아닐 것 예상"

사진제공 = 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제공 = 금융위원회
[한국금융신문 김다민 기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오는 10월 14일까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기업신용등급제공업에 대한 금융회사 출자의무 폐지다.

기업신용등급제공업에 대한 금융회사 출자의무는 금융거래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신용등급을 산출하는 등 금융시장 영향이 큰 신용정보회사에 대해 금융회사가 50% 이상 출자한 법인이 신용정보업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대주주에 의한 관리·감독이 충실히 이뤄지도록 한 제도다.

일례로, 지난 5월 더존비즈온이 신한은행과 함께 설립한 기업신용평가사 '테크핀레이팅스'를 출범해, 금융위원회로부터 기업신용등급제공업 본허가를 받은 바 있다. 테크핀레이팅스는 더존비즈온이 46%, 신한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이 각각 45%와 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즉, 금융회사가 5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비금융사도 금융사의 출자 없이 진출이 가능해진다.

그간 기업신용등급제공업은 유사한 기업정보조회업과 달리 금융회사 출자의무가 적용돼 왔다. 그러나 금융위는 기업신용정보는 개인정보가 아니므로 개인정보 보호문제가 없다는 점, 다양한 기업데이터를 보유한 사업자의 신규 진입을 활성화할 필요성도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금융회사의 출자의무를 폐지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50% 이상의 지분을 가져갈 경우 실제로 그 금융기관이 1대 주주가 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실제 정보를 가진 기업이 정보를 제공하지만, 해당 기업이 원하는 경영을 펼치지 못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신용평가모형을 신용평가체계 검증위원회 검증대상에 포함해 주기적으로 적정성을 검증하고, 평가모형 품질을 제고할 방침이다.

개인 및 개인사업자신용평가모형의 경우 한국신용정보원이 주관하는 ‘신용평가체계 검증위원회’의 검증대상으로서 평가모형의 적정성에 대한 주기적인 검증을 받고 있다. 반면, 기업신용평가모형은 이와 같은 별도의 외부 검증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는 이번 개정으로 기업신용평가모형도 주기적인 검증을 받도록 해 평가모형 품질제고를 도모할 계획이다.

아울러, 개인사업자신용평가회사의 부수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신용정보업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개인사업자신용평가회사가 개인사업자 지원을 위해 개인사업자 금융상품 광고·홍보, 사업체 조사, 사업장 가치평가, 본인인증 등 다양한 업무를 영위할 수 있도록 부수업무의 범위를 시행령에서 규율하는 위임근거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감독규정(고시)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있는 예비허가제도의 법상 근거를 명확히 하며 과징금을 환급하는 경우 적용되는 환급가산금 요율을 시장금리에 연동될 수 있도록 현실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10월 14일까지 입법예고를 실시하고, 이후 법제처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올해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행 신용정보법상 신용정보업 분류 및 진입요건 현황./자료 제공 = 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현행 신용정보법상 신용정보업 분류 및 진입요건 현황./자료 제공 = 금융위원회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업CB 시장에 새로운 기업들이 참여해 시장 내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7월 금융위가 발표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카드사도 기업CB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이 열렸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사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등 데이터 활용 업무로 수행하고 있는데 기업정보조회업은 시행령에 따른 겸영업무에 해당하지 않았다.

기업신용조회업은 기업정보조회업, 기업신용등급제공업, 기술신용평가업 등을 말한다. 최근 일부 카드사는 기업정보조회업 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겸영업무 추가로 신용카드업자의 다양한 데이터 기반 업무 영위가 가능해지고, 금융권의 영세 법인 금융공급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2일 입법예고를 마쳤으며,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3분기 내 시행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출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기업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해당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형태의 기업신용등급 체계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다만, 해당 업종의 난이도가 쉬운 편은 아니라 기존 기업CB사의 입지가 위태로워질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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