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속통합기획사업 1호 단지인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기부채납을 놓고 주민과 서울시의 대립이 대표적인 갈등 사례로 꼽힌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외부인 출입과 동시에 단지 가치 하락을 우려로 반발하며 데이케어센터 기부채납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이 데이케어센터를 문화시설로 변경하는 내용의 방안을 서울시에 제출했지만, 시가 최근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반영해 보완하라고 결정하면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여졌다.
서울시 측은 기부채납은 해당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라며 선호도가 낮은 시설이 들어온다고 제외하는 건 공공기여 제도 운영 방침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서울시 입장에선 18만평 대지에 100평정도로 계획된 데이케어센터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공개한 데이케어센터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기초수급자가 우선 입소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시범아파트 주민들의 기초수급자가 단지 내 인프라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부분이다.
영등포구 공인중개사 J씨는 “서울시 요구대로 진행된다면 단지 내에 기초수급자인 노인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환경이 그려지게 될 것”이라며 “최근 전국 어린이공원을 살펴봐도, 어린이가 뛰노는 경우가 아닌 노인들의 쉼터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사실상 주민들로서는 고급단지로서의 환경과 재산권을 지키길 바라는 건 당연하다.
또한 서울시 또한 민간개발과 동시에 공공에 필요한 기반시설 등을 조성하기 위해 입장을 관철시키는 부분도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서울시는 시민의 의견을 듣고 공공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서울시가 그 지역시민을 생각을 한다면, 공공의 자격으로 기부를 강제하는 것이 아닌 아픈 노인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꾸준히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도 소통없는 공공기여 문제로 지자체와 갈등도 이와 비슷한 사례에 해당된다. 당초 단지 내 조성되는 문화사회복지시설에 ‘강동구 지역자활센터’가 이전될 예정이었다. 그러자 입주자들은 해당 시설에 전과자나 정신이상자 등이 오갈 수 있어 위험하다는 이유로 반대에 나섰고 결국 강제로 진행하고자 했던 이전문제는 철회됐다. 소통 없는 기부채납은 이미 지자체와 주민의 고질적인 갈등이 됐다. 현재 시범아파트 외에도 압구정3구역 조합·개포현대2차 조합도 지자체와 갈등 중이다.
강제성을 동원한 만큼 부작용·반발도 거셀 수밖에 없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나쁘다며 공격하는 행정이 아닌, 한명한명 주민이 염려하는 부분을 조금씩 메워가는 소통하는 사례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보완하고 개선한다면, 일방적인 기부채납이 아닌 단지주민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지역 주민들이 만끽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라 생각한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