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 SK텔레콤에 합류한 김양섭 CFO(최고재무책임자)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SK그룹 재무통으로 불리는 김 CFO는 SK텔레콤 자산 유동화 등 재무구조 개선과 동시에 AI 컴퍼니 전환을 위한 미래 투자 방안을 함께 고심하고 있다.
주요 투자처는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와 서비스, AI 인재 확보 등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비롯해 에이닷 등 AI 서비스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AI 관련 CAPEX(자본적지출)도 전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SK텔레콤 투자 재원 마련이다. SK텔레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이 회사 총자산은 2020년 47조9069억원에서 지난해 30조1192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부채비율은 2020년 96.4%에서 지난해 146.3%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SK텔레콤이 외부자금을 유치를 위해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회사채를 주로 발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SK텔레콤은 올해 2월 약 4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를 모두 채무 상환에 투입하기도 했다. SK텔레콤 지난해말 기준 회사 총차입금(연결기준)은 약 10조원 수준으로 이중 회사채가 약 7조원을 차지한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도 이미 몇 년간 플러스(+) 상태다.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폭이 클수록 현금 유동성이 높다.
현금 창출 창구인 통신사업 수익 악화도 문제다. SK텔레콤 올해 1분기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는 2만9239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하락했다. 아직 통신사업이 주요 수익원인 만큼 장기적 통신매출 하락은 AI 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김양섭 CFO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김 CFO는 약 30년간 SK이노베이션에 몸담은 ‘재무통’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유사업 실적 악화와 신사업인 배터리 사업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SK이노를 유상증자와 프리IPO 등을 통해 사업 안정화를 이끌기도 했다.
김 CFO는 지난 8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투자 재원 마련 고민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통상 SK텔레콤은 연결기준 5조원 수준 에비타를 창출하는데 이를 CAPEX로 3조원, 주파수와 이자 비율로 1조원을 사용하면 약 1조원 캐시 플로가 남는다”며 “1조원이 큰 규모이긴 하지만 7000억원 현금배당을 실행하면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CFO는 이어 “AI를 비롯한 미래 성장 확보 여력을 위해 수익성 개선, 자산 유동화, 투자 효율화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해 추가 리소스 창출을 실현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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