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이 치열한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성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명목 GDP 전년 대비 7.7% 증가한 1조388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 17위에 달하는 순위다. 최근 10년 간 연평균 4.2%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인도네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5%로 시중은행 입장에서 매력적인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치열한 인도네시아서 혁신 통한 생존 KB국민·신한
먼저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를 그룹의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Second Mother Market으로 정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KB뱅크(구 부코핀은행)을 인수했다. 지난 2018년 7월 KB뱅크의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됐으며, 2020년 7월 기준 지분 33.9%, 2020년 9월 기준 지분 67%, 2023년 5월 기준 지분 66.88%를 확보했다. 국민은행은 KB뱅크의 정상화를 위해 역량 이전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부실자산 감축을 위해 회수 조직을 확대했고, ABS 구조를 활용한 부실여신 대량매각, 부실채권 집단 경매 등을 통해 단시간 내 신속하게 부실여신을 줄였다. 차세대 전산시스템 NGBS 및 디지털 경쟁력 강화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플랫폼을 구축하며 비대면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계 기업 등을 핵심축으로 한 영업전략을 통해 현지 시장에서도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를 토대로 KB뱅크의 적자폭을 줄였다. 지난해 말 KB뱅크의 당기순이익은 2612억63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전년대비 63% 감소한 수치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전자결제업체 ‘인도다나’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인도다나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은 디지털 결제 솔루션 업체로 물품구매 후 소액대출을 통해 후불결제(BNPL)하는 서비스와 할부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디지털 금융에 익숙한 10~20대 인구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성공사례의 ‘우리소다라은행’…라인뱅크로 니즈 충족 ‘하나은행 인니법인’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은 글로벌 성공사례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92년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기업금융 위주로 영업을 해오던 우리은행법인은 2014년 현지 리테일 전문은행인 소다라은행을 합병하여 ‘우리소다라은행’으로 재출범했다.이후 본격적인 현지화에 돌입하여 합병 당시와 비교해 자산은 2배, 순이익은 4배로 증가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개인대출에 특화된 현지 은행을 타겟으로 한 인수합병(M&A) 전략을 바탕으로 대형은행으로 성장하는데 성공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향후 10년 내 현지 Top10 은행 진입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현지에서 급성장 중인 자동차할부금융 진출, 기업금융전문인력 강화, 대출전용 앱(App) 운용도 준비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증권과 보험업에도 진출하여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법인을 통해 한국계 대기업 및 현지 유망업종의 우량 차주 발굴을 통해 자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익 측면에서는 4%대의 견조한 순이자마진(NIM) 추세를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9억원이 증가한 2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라인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뱅크 서비스인 ‘라인뱅크’를 선보이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라인뱅크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수신잔액 1조6314억원 루피아(원화 약 1382억원), 수신 고객수는 1억700만명을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3월에는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현지 MZ세대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우선적인 부분은 경제 성장 잠재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라며 “이러한 인구에 비해 금융 침투율은 낮은 상황이기에 금융서비스의 확장 가능성이 큰 편이고 마찬가지로 이에 따른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이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iyr62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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