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Inc가 7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2분기 매출은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70.44)으로 전년 7조6749억원(58억3788만달러)과 비교해 30% 늘었다.
과징금 추정치는 이번 실적에서 판매관리비 부문에 반영했다. 실적에 반영한 과징금 1630억원은 6월 말 내부 거래 환율(1349원)을 이용해 달러값인 1억2100만달러를 반영했다. 미 회계기준을 따르는 상장 기업들은 실제 비용이 나가지 않아도 사건이 발생하거나 공표된 시점의 비용을 실적에 선반영하는 ‘발생주의(accrual basis)’ 원칙에 따라서다.
공정위는 지난 6월 쿠팡과 PB사업을 운영하는 자회사 CPLB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00억원을 잠정 부과한다고 밝혔다.
1500억원은 지난해 쿠팡 영업이익(6174억원)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자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인 2248억원의 67%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쿠팡은 재무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김범석 의장은 이를 의식한 듯 7일(한국시간) 컨퍼런스콜에서 3P(오픈마켓) 비즈니스가 전체 사업의 성장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앞서 문제를 삼은 것은 쿠팡이 직매입(1P) 상품은 상단에 노출하고, 오픈마켓(3P) 판매자를 차별하는 ‘이중적 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또 김의장은 “마켓플레이스의 성장은 중소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김 창업자는“2020년 이후 9000개가 넘는 소상공인(연매출 30억원 이하) 업체들이 소상공인 신분을 벗어나 사업을 크게 키우도록 도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한 판매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0%, 전분기 보다 25%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쿠팡이 1500억 규모의 과징금을 내게 되면 재무부담은 불가피하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31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61%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의 2.8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내게 된다면 올해 연간 성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쿠팡은 이런 재무부담을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 인상으로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7일부터 ‘와우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한다. 이날 기준으로 결제일이 돌아오는 회원은 이달부터 인상된 월 회비를 적용받는다. 신규 회원은 이미 올 4월부터 7890원씩 내고 있다.
‘와우멤버십’ 회원이 14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쿠팡은 이번 와우멤버십 인상으로 연 48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이익을 누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쿠팡 영업이익(6174억원)의 78%에 해당한다.
김범석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소비자는 한 달에 23번의 무료 배송을 받고 있다”며 “이는 와우 멤버십 월 요금 대비 10배 이상의 가성비 효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소비자가 수백만 명에 달한 상황에서 쿠팡은 더 많은 혜택과 절약을 제공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지구상 최고의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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