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시밀러 개발과 생산을 나눠 맡고 있는 삼성그룹 바이오 계열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정도 차이가 아니다. 단지 SK라는 공동 브랜드를 사용할 뿐 소유주부터 사업 방향 등 여러 분야에서 성격이 판이한 회사다.
SK바팜 최대주주는 지분율 64.02%를 가진 SK주식회사다. SK주식회사는 17.73%를 보유한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다. SK바사 지분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는 최창원 부회장이 있다. SK바사는 SK케미칼 자회사인데, 이 회사는 SK디스커버리가 40.99%를 갖고 있다. 그리고 SK디스커버리 최대주주는 40.72% 지분을 보유한 최창원 부회장이다.
주력 사업도 다르다. SK바팜은 신약, SK바사는 백신이다. SK바팜은 지난 2011년 4월 SK주식회사 Life Science 사업부문 물적분할로 설립됐다. 중추신경계 중 뇌전증 분야 신약 개발에 집중해 왔다. 주요 제품으로는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팜 올해 1분기 매출에서 98.2%를 차지했다.
두 회사의 실적 성장세는 엇갈린다. SK바팜은 코로나 수혜를 입은 2021년 제외하고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그 폭은 다소 줄어들고 있는 상황. 올 1분기 SK바팜은 103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SK바사는 코로나 기간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가 지난해 적자전환하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올 1분기에도 SK바사는 281억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 1분기 매출도 SK바팜 1140억원, SK바사 223억원으로 SK바팜이 5배나 더 높은 매출을 올렸다.
이사회 구성도 큰 차이를 보인다. 양사 이사회 인원은 총 7명으로 같다. 각각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SK바팜이 4명 사외이사 중 3명 여성이사를 선임하는 등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SK바사는 이사회 전원이 남성이다.
SK바팜 미등기 임원 18명 중 여성은 7명(38.89%)이다. 이중에는 최태원 회장 장녀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정(35) 씨도 포함돼 있다. 그는 현재 SK바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으로 근무 중이다. 2017년 6월 SK바팜 전략팀으로 입사해 지난해 전략투자 팀장과 SK주식회사 혁신신약 태스크포스(TF) 팀장을 역임했다. 올해 1월 임원 승진했다.
반면 SK바사는 29명 중 7명(24.14%)이 여성이다. 최창원 부회장도 슬하에 연년생 자녀(최경진·97년생, 최민근·98년생)를 두고 있지만, 아직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다.
두 회사는 지금까지 다른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걸어갈 길도 다르다. SK바팜은 빅 바이오텍, SK바사는 글로벌 톱10 백신 회사 도약이 비전이다.
SK바팜은 현재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 기반 항암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RPT를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 선정하고, 지난달 홍콩 바이오 기업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Full-Life Technologies)와 방사성 치료제 후보물질 ‘FL-091’에 대한 연구개발과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는 라이선스 인(기술을 외부로부터 들여오는) 계약을 맺었다. 표적단백질분해(TPD) 역시 지난해 신규 모달리티로 지정했다.
SK바사는 인오가닉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독일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Klocke)그룹과 CMO 및 CDMO 전문 기업 IDT바이오로지카(Biologika)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IDT바이오로지카 지분 60%를 약 339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이다. 지난달에는 독자적 단백질 제조 기술을 보유한 미국 바이오 기업 선플라워(Sunflower Therapeutics)에 200만 달러(약 27억8000만원)를 투자했다.
현재 21가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팩' 임상 2상을 마쳤으며 3상 실험계획에 착수했다. 인천 송도에는 백신 연구소 연구공정개발(R&PD)센터를 짓는 중이며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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