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하는 금액이 명목금액으로 고정되는 현금, 예금 등과 다르게, 주식, ETF(상장지수펀드) 등의 금융상품은 그 분류에 따라 평가방법이 상이합니다. 저(低)평가된 금융상품의 증여가 하나의 절세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양도소득세를 함께 고려한다면, 가치가 많이 오른 금융상품의 증여 후 양도도 절세 방법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 선임은 “특정 ETF 등은 명의변경 때 배당소득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어떤 자산을 증여할 것이며, 그 때 세법 상 어떤 세금이 과세될 수 있는 지에 대해 실행 이전에 세무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기를 바란다”고 권고했다.
주식·ETF 등은 증여금액 평가방법 다양
신한투자증권의 자산관리컨설팅부는 세무, 부동산, 법률 등 각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부서이다. 고미정 선임은 "고객께서 투자를 결정하실 때 당장의 과실에만 집중하시게 되면 세금이나 규제 등 놓치기 쉬운 부분이 많다"며 "자산관리컨설팅부에서는 고객의 자산 취득과정부터 보유, 처분, 재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의 니즈(수요)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고미정 선임은 금투세 시행가능성에 대한 부분은 아직은 미지수이지만, 초고액자산가들은 시행될 경우와, 되지 않을 경우 모두를 대비해서 많은 문의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선임은 "초고액자산가들은 이미 종합소득세에 합산되는 다른 소득이 많기 때문에, 금투세가 시행될 경우 분류과세가 되면서 유리한 부분이 존재한다"며 "다만, 금투세가 시행될 경우 기존에 비과세였던 채권 양도차익 등이 과세대상 범주에 포함되기도 하고, 의제취득가액 규정이나 손익통산, 기본공제 신청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고 선임은 "금투세가 시행되지 않는다고 해도, 흔히들 사용하고 있는 '배우자 증여 후 양도' 전략의 경우 이월과세 규정이 도입돼서 1년 간 제약이 걸릴 가능성이 있기에 세법 개정사항을 면밀히 살피어 절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획재정부는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고, 이월과세 적용대상 자산에 양도일 전 1년 이내 증여받은 주식 등을 추가하는 내용을 포함한 '2024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세법 개정 관련해서는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아울러 스테디셀러처럼 꾸준히 관심이 많은 세제 이슈는 '증여 및 상속'이라고 꼽았다. 주식, ETF 등의 금융상품은 그 분류에 따라 평가방법이 서로 다르다. 실제로 상장주식의 경우 전후 2개월 종가평균액으로 평가를 하고, ETF는 집합투자증권의 예를 따른다. 고 선임은 "따라서 저평가된 금융상품을 증여하는 것은 절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처분 시 양도소득세가 발생하는 상품의 경우, 가치가 많이 오른 금융상품을 증여재산공제 범위 내 증여한 후 양도하는 것도 절세방안으로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선임은 증여자산 유형, 해당 시기 세법상 세목 등에 대해서 세무전문가의 자문을 구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절세하려면 사전연금소득 ‘연 1500만원 이하’ 인출
은퇴 후 현금흐름 목마름을 해소할 연금소득에 대해서도 고 선임은 "인출이 급하지 않다면, 자기불입분과 운용수익을 재원으로 하는 인출은 연 1500만원 이하로 해서 3.3%~5.5%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받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만약 1500만원을 넘게 되면, 16.5% 분리과세를 하거나 종합소득세에 합산해서 신고할 수 있다. 연금수령연차 등에 따라 계산한 연금수령한도 자체를 초과해서 수령하게 되면 일시금을 찾아간 것으로 보고 16.5% 세율로 분리과세된다. 이 때 개인 별 사적연금소득의 연간 합계가 1500만원이라는 게 중요하다고 고 선임은 강조했다. 다만, 회사에서 불입한 퇴직금과 당초 공제를 받지 않은 자기불입분을 재원으로 한 인출금은 1500만원 산정 때 제외되는 항목이다.아울러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 저축성 연금보험 등도 그 분류와 세법상 취급이 다르므로 1500만원 산정 때 제외된다. 고 선임은 “따라서 실제 수령하는 연금액이 1500만원을 훌쩍 넘어도 저율 분리과세 혜택을 받으실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인출 신청 전에 세무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시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개인 주식투자자 1400만 시대로 진입하면서 투자 세제에 대해 '세린이(세금+어린이)'들도 존재한다. 고 선임은 "결국 어떤 소득을 발생시키는 상품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절세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개인의 상황이나 투자 규모 등에 따라 고려할 부분이 다르다"고 말했다. 예컨대, 투자활동으로 인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에서 탈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고민들이 있는데, 양도소득은 현행 건강보험 산정대상소득에 포함되지 않으니 배당률이 큰 상품보다는 양도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 적합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고 선임은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요건과 연말정산의 기본공제대상자 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피부양자에서는 탈락하지 않더라도 연말정산 공제에서는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TF 투자 관련해서도 절세전략이 다를 수 있다. 예컨대, 종합소득이 많으면 배당소득이 발생했을 때 자칫 금융소득종합과세 누진세로 최고세율 49.5%를 적용받을 수 있으므로, 해외 ETF 투자를 통해 양도소득을 늘리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반면, 소득이 적은 편이라면, 양도소득세(22%)보다는 전액을 배당소득에서 발생시키는 국내 ETF에 투자해서 원천징수 세율(15.4%)에 가깝게 적용받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고 선임은 "각 소득 별로 과세체계와 세율이 다르므로, 적은 세금을 낼 수 있는 소득을 발생시키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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