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대규모 인수단을 꾸리면서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모집액 대비 8배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건설업에 대한 우려와 신용등급을 고려하면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 넘었다는 평가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5일 13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액의 8배에 달하는 1조400억원이 몰리는 등 대흥행에 성공했다.
만기별로는 1년물이 300억원 모집에 3500억원, 1년6개월물 400억원 모집에 3030억원, 2년물은 600억원 모집에 3870억원의 수요를 확인했다. SK에코플랜트는 총 2600억원으로 증액발행을 결정했다.
SK에코플랜트 신용등급은 ‘A-, 안정적’이다. 비우량등급(A급 이하)인 것은 물론 건설업종에 속해 우려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SK에코플랜트도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희망금리밴드를 만기별 개별민평금리에 각각 -30~+130bp(1bp=0.01%)를 제시하는 등 밴드 상단을 크게 열어 투자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앞서 SK에코플랜트는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싱가포르 법인인 ‘S.E.Asia Pte. Ltd’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S.E.Asia Pte. Ltd(에센코어 지분 100% 보유)는 그룹 지주사인 SK㈜의 캐시카우다. SK㈜가 100% 현물출자를 통해 SK에코플랜트 산하로 들어가는 것이다.
SK그룹의 ‘알짜 기업’이 SK에코플랜트로 편입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지난 1월 진행한 공모채 수요예측 결과(1300억원 모집 7000억원 수요확인)보다 더 흥행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A급 한계, 대규모 인수단으로 정면 돌파
흥행을 이끌어낸 또 다른 이유로는 대규모 인수단이 꼽힌다. 대표주관사(신한, NH, SK, 한국, 키움, KB)를 포함한 인수단은 지난 1월 총 12곳에서 7월에는 13곳으로 늘어났다. 다만 1월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빠지고 대신증권, 리딩투자증권, DB금융투자가 등장했다. 최근 공모채 미매각을 기록한 롯데건설(1500억원 모집)의 인수단 규모(6곳) 대비 2배가 넘는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 등으로 투심이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며 “주관사단이 자본시장 흐름을 잘 읽고 대응한 영향도 크다”고 평가했다.
작년말부터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은 대규모 인수단이 고착화되고 있다. 그 규모 또한 커지는 모습이다. 인수단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IB부문 경쟁심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예상보다 크게 흥행한 사례”라며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크게 열었음에도 오버금리가 높지 않고 일부 트랜치(trache)에서는 언더금리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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