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5월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평가 항목 가운데 5개 항목을 지키지 않고 있다. 준수율 66.7%다.
LG에너지솔루션 미준수 항목은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 예측가능성 ▲배당정책·계획 주주 통지 ▲사외이사 의장 ▲집중투표제 채택 등이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점은 합격점을 줄 수 있지만, 미흡한 주주 친화정책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상법상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이 가능한 재원이 없다”며 “안정적 잉여현금흐름이 창출되는 시기에 주주환원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1년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매년 6조~11조 원 가량 막대한 배터리 생산 설비투자를 위해 당장은 주주환원에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내년에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은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설비투자 비용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쓰고 있는데 전기차 수요 성장 둔화세와 메탈 가격 하락 여파 등으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줄었다.
하반기 업황 전망도 어둡다. 현재 적자를 막아주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향방에 따라 현재 전기차 정책이 후퇴할 수 있는 ‘트럼프 리스크’도 거론된다.
결국 회사가 말하는 ‘배당을 위한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지, 오기나 할 지 점치기 어렵다.
물론 LG에너지솔루션이 배당정책 시행 의지를 아예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관련 정관을 손봤다. 기존 12월 31일로 못 박은 배당결산일을 이사회 결정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배당이 가능한 재원이 확보된다면 이를 빠르게 시행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지배구조 투명성 관련 ‘옥의 티’는 사외이사 의장 선임 항목이다.
올해부터 LG에너지솔루션은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했다. 새 의장은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권봉석닫기권봉석기사 모아보기 LG 부회장을 선출했다. 그룹 장기 전략 아래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장점은 있지만, 대주주와 경영진을 감시하는 이사회 독립경영을 저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무역분쟁, 공급망 불안, 원자재가 상승 등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특수성을 고려해 권봉석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고 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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