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공법은 현장에서 제작하는 자재와 부품을 자동화·표준화된 공장 설비로 제작하면 노동자의 숙련도에 따라 들쭉날쭉한 시공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들어진 부품을 현장에 조립해서 쌓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공사 기간도 짧고 인력도 적게 들며,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등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친환경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속도전이 생명인 공공주택 공급에 있어서는 모듈러공법이 충분히 메리트를 갖추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세종시 6-3 생활권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모듈러공법으로 짓고 있다. LH는 올해 3월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5-1생활권)에 지상 12층, 450가구 규모 모듈러 주택을 발주한 데 이어 경기 의왕초평지구에서 20층, 381가구 규모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건설을 추진한다.
실제로 LH는 지난달 스마트모듈러포럼, 한국철강협회, LG전자, 모듈러 제조기업 4곳과 기술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참여기관들과 올해 안에 모듈러 표준 설계·평면을 개발해 대량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층간소음 저감에 최적화된 바닥구조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 GS건설·현대ENG, 경기주택도시공사와 협업 활발…DL이앤씨도 기술력 고도화 한창
GS건설은 모듈러 사업의 선두주자로써, 모듈러 전반에 대한 기술과 사업역량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목조 모듈러 전문업체인 단우드 社 (Danwood S.A)와 철골 모듈러 전문업체 엘리먼츠 社 (Elements Europe Ltd.)를 인수해 선진 모듈러 기술을 흡수했고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 공략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자동화 생산설비를 갖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 제조 자회사 GPC와 국내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전문회사인 자이가이스트(XiGEIST)까지 설립하면서 국내 사업기반도 확보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지난해 5월 GH가 발주한 13층 높이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준공하며 고층 모듈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 지난해 ‘고층 모듈러 건축 구조 및 접합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해당 기술은 번들형 기둥과 내진·내화 H형강을 구조 형식으로 채택했으며, 네 가지의 다양한 모듈러 골조 접합 방식을 고안한 것이 특징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1월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서 국내 최초의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이하 구례 모듈러 주택단지)’를 준공했다. DL이앤씨가 준공한 구례 모듈러 주택단지는 연면적 2347.63㎡ 부지에 다락방을 포함한 지상 1층 단독주택으로 전용면적 74㎡의 26가구 규모다.
DL이앤씨는 국내 최초로 총 11개의 철골 모듈러 유닛을 조합해 하나의 주택을 만드는 방식으로 설계, 완벽한 단독주택을 구현했다. DL이앤씨는 2017년부터 모듈러 기술 개발에 들어가 40여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했다. 구례 모듈러 주택단지에는 ‘유닛 조합 설계’와 ‘무용접 커넥터’, ‘무하지 외장 접합 시스템’ 등 자체 특허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이를 통해 국내 단독주택 환경에 맞는 모듈러 설계·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성을 125% 개선했다.
DL이앤씨는 고객이 표준 모듈러 유닛을 마음대로 골라 원하는 평면을 계획할 수 있는 ‘멀티 커넥션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주방과 거실, 침실 등 고객이 원하는 유닛을 마치 레고처럼 선택하고 조립해 배치할 수 있다. 썬룸이나 스파 같은 특별한 옵션도 고객 맞춤형으로 설치 가능해 모듈러 단독주택의 설계 상품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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