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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일)

역대급 성과에 노사 힘겨루기...현대차 노조 6000만원 성과급 요구

기사입력 : 2024-06-25 17:27

(최종수정 2024-06-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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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8차 협상 결렬 이후 파업권 확보
사측 350%+1450만 vs 노조 900%+6050만 입장차
일반직 호봉제 폐지 vs 주 4.5일 노동 현안도 '팽팽'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안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1987년 노조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노사간 줄다리기 협상은 매년 반복했지만 사측은 최대 인상안을 내놓았고 노조도 실리를 선택했다.

올해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는 임금인상의 근거가 되는 2023년도 영업이익이 당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2022년보다 1.5배 끌어올렸다.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성과라 파격적인 보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4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결과 총원 대비 90%, 투표자 대비 94% 찬성을 얻었다고 밝혔다. 같은날 현대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했디.

현대차 노사는 1달여간 8차례 임금협상 교섭을 벌였으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사측은 △기본급 10만1000원(호봉승급 포함) 인상 △성과급 350%+1450만원 △주식 20주 등을 제시했다. 기본급 제시액은 예년보다 낮지만, 성과급은 역대 최대 규모 제시안이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 제외) 인상 △성과급 900%+순이익 30%(주식포함) 등을 요구했다. 작년 현대차가 거둔 순이익 12조9920억원으로, 이 30%를 현대차 정직원 수로 나누면, 1인당 대략 6054만원이 돌아간다.

노사간 눈높이 차이가 2.5배 이상 나는 것이다.

역대급 성과에 노사 힘겨루기...현대차 노조 6000만원 성과급 요구이미지 확대보기
임금체제 개편, 근로시간 단축 등 한국 사회가 마주한 노동 현안과 관련해서도 노사가 서로 다른 요구안을 들고 나왔다.

사측은 연구·사무직에 성과제를 전면 도입하는 임금체제 개편안을 내놓았다. 현재 연구·사무직 책임매니저(과장 이상)에 적용하고 있는 성과평가 기반의 PI(퍼포먼스 인센티브) 등을, 호봉제에 따라 봉급을 받고 있는 매니저(사원·대리)급에 확대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호봉제→성과제 임금체제 개편은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정책이다. 지난 2022년말 현대차와 기아는 연구·사무직 일부 고성과자에 특별보너스를 지급하며 일종의 성과제 실험을 했다. 그러자 협상 없이 지급된 특별성과급에 노조가 반발했고 결국 모든 직원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는 이 특별성과급을 없애기로 했다.

노조는 '금요일 4시간 근무제(주 4.5일제)'를 들고 협상 테이블에 나왔다. 올해부터 노조를 이끌고 있는 현 집행부가 선거기간 내세운 근무시간 단축 공약이다. 이밖에도 올해도 최대 64세로 정년연장을 요구했다. 사측이 '절대 불가' 방침을 내거는 내용으로, 현대차는 대신 정년퇴직 직원을 단기계약직으로 고용하는 시니어 촉탁제를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이동석 사장(왼쪽)과 금속노조 문용문 현대차지부장.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이동석 사장(왼쪽)과 금속노조 문용문 현대차지부장.
한편 현대차 임금협상은 사측 대표에 이동석 사장(국내생산담당 및 안전보건최고책임자)이 지난해에 이어 나서고 있다. 그는 작년말 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부회장급의 별도 노무담당자를 뒀던 과거와 달리 사측에서도 해당 이슈를 최우선 경영과제로 여기지 않는다고 평가된다.

노조는 작년말 당선된 문용문 지부장이 이끌고 있다.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수차례 해고된 이력 때문에 '강성'으로 분류된다. 현대차는 2020~2021년 중도 성향의 집행부가 이끌기도 했으나, 이후 협상력이 강한 강성 집행부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2020년 임금동결 사태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연구·사무직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정년퇴임을 앞둔 생산직 중심의 노조는 임금인상에 관심이 없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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