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이 전날 서울의 출생률이 0.5명으로 떨어지면서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Ⅱ’·‘역세권 안심주택’ 신설을 골자로 한 ‘저출생 대응 신혼부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시는 신혼부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장기전세주택II'를 새롭게 도입하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2396호를 공급한다. 공공이 매입하는 임대주택인 '매입형'이 1469호, 공공주택사업자가 직접 건설하는 '건설형' 임대주택이 927호다.
장기전세주택Ⅱ는 혼인신고일로부터 7년 이내 또는 6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자인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서울시 연속 거주기간 ▲무주택 기간 ▲청약저축 가입기간에 따라 가점을 부여해 높은 점수 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장기전세주택의 입주기간은 기본 10년이지만, 입주 후 아이를 1명 낳을 경우 20년으로 연장된다. 2명을 낳으면 20년 후 살던 집을 시세보다 10%, 3명을 낳으면 시세보다 20%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다. 다만 매수 이후 5년 안에 되팔 경우 시세차익을 반환해야 한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장기전세주택Ⅱ는 소득 기준도 완화했다. 전용면적 60㎡ 이하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에서 120% 이하(맞벌이 150%)로, 60㎡ 초과는 120%에서 150% 이하(맞벌이 200%)로 대상을 확대했다. 소유 부동산(2억1550만원 이하)과 자동차(3708만원 이하)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자녀가 늘어날 경우 해당 단지에 빈집이 있으면 넓은 평수로 이사할 수 있고, 입주자가 원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도 가능하다. 유자녀·무자녀 부부에 물량 50%씩 배정하며 자녀가 있는 가구에는 방 2개 이상 평형을 우선 배정한다.
서울시는 오는 7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300가구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장기전세주택Ⅱ 2396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전모씨(남·32세) “서울시가 신혼부부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둔촌주공에 입주하게 된다면 아이를 낳을 것 같다”며 “하지만 가난해야지만 들어갈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에서 아이 셋을 낳으라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평가했다.
광진구민 홍모 씨(남·36세)는 “청년들을 위해 지원을 해준다는 점은 고마운 정책이지만, 장기전세주택은 들어가기도 쉽지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운으로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출산정책과 관련한 실질적인 대안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과 함께 ‘역세권 안심주택’도 발표했다. 역세권 350m 이내 또는 간선도로변 50m 이내에 짓는 역세권 안심주택은 임차료가 주변 시세의 70~85%(민간), 50%(공공) 수준으로, 결혼 7년 이내인 신혼부부와 결혼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가 대상이다.
민간임대는 세입자에게 의무임대기간(10년)이 끝나 분양 전환할 때 시세로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공공임대는 20년 거주 후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 매수가는 감정가의 90% 이하, 3자녀 이상 출산 때는 80% 이하다.
민간 사업자의 역세권 안심주택 건설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먼저 임대 70%, 분양 30%로 배정해 사업성을 높여줄 계획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문제로 사업이 중단된 청년안심주택 20곳 중 5~6곳을 신혼부부 안심주택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2종 일반주거지를 준주거지로 종상향하는 등 용적률도 높여준다. 건설자금 최대 240억원에 대해 2%포인트의 이자 차액(대출금리 연 3.5% 이상)도 지원한다.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모아주택의 경우 반대의사가 있으면 개발 자체가 늦어질 수 있어 사실상 힘들지만, 해당 안심주택은 사업자도 신속하게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새로운 건물이 생기게 되면 지역 재개발 노후도를 망칠 수도 있어, 주변 사람들의 지탄을 받을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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