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사장은 KG모빌리티 임원들 가운데 유일한 ‘KG맨’이다. 1965년생인 그는 숭실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 KG에 인수된 경기화학(현 KG케미칼)에 1992년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2008년 임원을 단 엄 사장은 2016년 KG ETS 대표이사까지 고속 승진했다.
엄 사장은 재무통으로, 곽 회장의 이러한 인수합병 작업에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쌍용차 인수전에서도 KG컨소시엄을 대표하는 인수 단장에 임명돼 딜을 성사시켰다.
최근 KG모빌리티는 황기영 해외사업본부장 전무와 박장호 생산본부장 전무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KG모빌리티 사내이사는 곽재선 회장, 엄기민 사장, 황기영·박장호 전무 등 4명으로 구성된다. 20년 이상 곽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엄 사장이 사업부문 대표들과 호흡이 중요한 시점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곽 회장이 추진하는 수출 확대 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며 KG모빌리티는 실적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KG모빌리티는 영업이익이 50억원으로 16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토레스 성공 직후 내놓은 신차가 부족한 탓에 내수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수출 비중이 45%로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에도 151억원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KG모빌리티는 2025년까지 신차 개발에 552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2019년 수립했다. 법정관리 등으로 인해 지난해까지 5년간 실제 투입된 금액은 99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80% 이상 자금을 내년까지 투입해야 한다.
엄 사장은 작년 12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1505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505억원이 신차 개발에 투입된다. BW는 미리 정해놓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투자자를 모으는 방식이다. KG모빌리티는 신용등급이 ‘BB’로 일반적 자금 조달 방식으로는 높은 금리 조건을 감내해야 한다. 이 같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가 상승을 전제로 자금을 끌어왔다고 볼 수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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