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흑석 11구역 재개발 조합은 조합원 투표 결과 아파트 단지명을 ‘서반포 써밋 더힐’로 결정했다.
단지는 서울 지하철 4호선 동작역, 9호선 흑석역과 가까운 '더블 역세권'인 데다가 한강 조망권까지 갖춰 입지가 좋은 만큼 동작구 내 여타 아파트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이름이 지어졌다고 평가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반포’라는 명칭이 수요자의 혼동을 야기하는 작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흑석동은 동작구 사당2동을 사이에 놓고 반포동과 약 1㎞(최단거리 기준) 떨어져 있고, 서반포는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지명이다.
실제로 흑석뉴타운 내 여타 아파트를 봐도 '아크로리버하임', '흑석자이',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듀포레' 등 흑석동과 관련한 이름을 붙여 넣었다.
이같은 논란에 조합·시행사·시공사 모두 단지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시공사인 대우건설도 분양도 안 한 상황으로 단지명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게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사업대행자인 한국토지신탁이 해당 구역을 홍보하기 위해 거론한 ‘서반포’라는 단어 때문에 퍼지게 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지역이 올해 초부터 철거공사를 개시하면서 연내 착공에 나서게 됐다”며 “이번 철거 단계 진입으로 흑석11구역 재개발은 ‘서반포 써밋 더힐’로의 재탄생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개인이 개인 소유물에 이름을 짓는 데 주저할 필요가 있냐는 의문도 있다.
은평구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개인이 개인 물건에 짓는다는 데 국가의 허락이 필요하거나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며 “이같은 아파트 이름에 대한 논란은 그전에도 쭉 이어져왔다. 아파트도 개개인의 재산으로, 이름을 정하는데 눈치 볼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 해프닝으로 일축됐지만, 아파트 이름에 실제 위치와 다른 지명이 들어가는 것은 흔한 일이다.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래미안목동아엘리체’ 단지의 행정동은 각각 신월동, 신정동이지만 ‘목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후광효과를 받았다.
이밖에도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대문·은평·마포구 지역에서 ‘DMC’를 활용한 아파트 단지들이 많다. 세부적으로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등이 있다.
특히 고양시 내에 있는 단지 이름에 DMC가 들어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DMC리슈빌더포레스트’는 고양시 향동동에 위치한 단지지만, 후광효과를 노리고 단지명에 ‘DMC’를 사용함으로써 혼란을 주기도 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단지 이름이 시세에 영향을 미치면서, 인근에 위치한 주요 명칭에 후광효과를 노리고 이름을 만드는 것은 맞다”며 “다만 아파트 이름은 소유자들이 결정하는 부분이다. 매수를 하는 사람도 당연히 해당 지역을 충분히 조사하고 사게 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올해 초 '아파트 이름 길라잡이' 책자를 통해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하기 ▲고유지명 활용하기 ▲애칭(펫네임)사용 자제하기 ▲적정 글자 수 지키기 ▲주민이 원하는 이름을 위한 제정 절차 이행하기 등 가이드를 마련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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