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 롯데복합몰 개발계획 안건은 롯데쇼핑이 지난 2014년 수성알파시티 내 7만7049㎡ 부지를 분양받고, 2025년 연면적 25만314㎡ 규모 복합쇼핑몰 완공을 목표로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21년 5월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는데, 2년 여 가량 터파기 작업만 계속하면서 사업 중단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홍 시장 불호령이 떨어지자 롯데쇼핑이 화들짝 놀랐다. 홍 시장 지시 후 약 20일 만에 대구시와 롯데쇼핑 사이에 수성알파시티 롯데복합쇼핑몰 건립 신속추진 합의서가 체결됐다.
주요 내용은 롯데복합쇼핑몰 공사를 2026년 6월 말까지 끝내고 같은 해 9월 말까지 영업을 시작한다는 점과 롯데쇼핑 측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업추진 일정이 장기간 지체할 경우 지연보상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이행담보 조항 명문화였다.
사외이사 5명 중 3명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사항을 고려했을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롯데쇼핑 매출액은 전년 보다 0.6% 감소한 15조476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62억원으로 86% 상승했다. 하지만 순손실이 2021년 2730억원에서 2022년 3187억원으로 늘면서 투자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대구 수성 롯데복합몰 개발계획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반대 3명이 있었지만 총 9명(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5명) 이사 중 6명 과반이 찬성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사외이사 5명 중 과반인 3명이 반대의사를 밝혔다”면서 “통상 국내 대기업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사외이사는 여전히 이사회 소속이다. 특히 반대표를 던진 심수옥 교수와 조상철 변호사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롯데쇼핑 이사회를 살펴보면 사외이사 비율은 55.6%다. 국내 평균인 51%보다 높다. 다만 이사회 독립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체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롯데쇼핑 이사회 의장은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이 맡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사외이사 의장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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