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4345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301억원을 냈다.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 분할돼 1~2월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성적표다. 하지만 전년도 매출이 5327억원, 영업이익이 37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실적이 악화됐다.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해 식음료, 푸드테크, 로봇 등에 힘을 주는 탓에 백화점 사업을 다소 등한시 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뒤따랐다. 여기에 갤러리아가 부진한 성적까지 기록하면서 올해는 경쟁력 회복을 위해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부사장은 이를 위해 올해갤러리아의 특장점인 명품관을 살리는 동시에 지방 주요 점포 경쟁력 강화와 MZ세대·외국인 소비자를 위한 여러 가지 콘텐츠에 힘을 준다.
갤러리아는 VIP고객 매출 비중이 다시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명품관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명품관 1~2월 VIP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2% 신장했다. 갤러리아는 올해 연간 1억원 이상 구매하는 PSR 고객을 대상으로 ‘THE PSR’이라는 VVIP 서비스 프로그램을 새롭게 론칭하고 VIP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지방 점포에도 힘을 준다. 충청권을 대표하는 타임월드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롤렉스(Rolex)가 새 단장을 마치고 지난 15일 문을 열었다. 롤렉스는 이번 리뉴얼로 매장 면적이 기존의 3배로 크게 확장됐다. 국내 최대 규모 수준으로 충청권 유일의 롤렉스 매장이다.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이 매장은 실제 리뉴얼 오픈 이후 매출이 전년 같은기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대전에서 유일하게 롤렉스와 루이비통이 모두 입점한 백화점이다.
영국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Graff)도 오는 5월 타임월드에 문을 연다. 그라프가 지방에 매장을 오픈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1층에 5월 중 개점한다. 서울 수도권에만 매장을 열어왔던 그라프가 지방 백화점에 진출하면서 타임월드의 명품 경쟁력이 한층 더 높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 외에 지난해 12월엔 구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복층형 구조의 남성 전용 신규 매장을 열었다.
고객층 다변화도 꾀한다. 올해 서울 명품관 외국인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외국인 VIP’ 확대와 젊은 충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명품관 외국인 매출은 1, 2월 각각 100억원과 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기간보다 166% 신장했다. 2월 누계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매출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는 외국인 매출이 26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며 “외국인 매출이 가장 높았던 2019년을 뛰어넘는 수치로 지난해 10월 첫 100억원 돌파에 이어 이 같은 추세가 계속 된다면 올해 최대치 경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고객의 국적은 중국, 태국, 미국 순으로, 과거와 달리 태국 등 동남아 고객이 계속 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들은 명품 쇼핑을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나 갤러리아는 외국인 대상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명품관은 신규 외국인 고객 유입을 위한 할인 이벤트와 인근 압구정 상권과 연계한 제휴 혜택 등 외국인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2030소비자를 위한 콘텐츠에도 힘을 준다. 이를 위해 갤러리아는 지난해 5월 명품관 인근에 900억원 상당의 토지·건물을 매입했고, 올해 1월에도 주변 건물(청담동 78-5)을 225억원에 추가로 사들였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20, 30대 젊은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특화 공간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관 웨스트에는 ‘K-컨템(컨템퍼러리)’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유치 중이다. 2월에는 ‘빈티지 리메이크’ 제조로 유명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써저리’와 발레복과 일상복을 결합시킨 ‘발레코어룩’ 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뉴얼린’ 등이 팝업을 선보였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명품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브랜드 충성 고객들이 몰려 큰 화제가 됐다”며 “앞으로도 젊은층에게 주목받는 유니크한 신진브랜드를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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