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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달린 ‘단단한 놈’ 모하비, 픽업트럭으로 재탄생

기사입력 : 202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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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모델 ‘타스만’…동일 프레임 활용
여름부터 국내 화성공장서 생산할 듯

17년 달린 ‘단단한 놈’ 모하비, 픽업트럭으로 재탄생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프레임바디 SUV’로 사랑받아 온 기아 모하비가 17년 역사를 끝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기아는 모하비 후속 모델로 픽업트럭을 준비하고 있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모하비는 올해 들어 월 200대 수준으로 생산되고 있다. 모두 내수용이다. 수출 생산은 지난해 멈췄다.

모하비는 KG 렉스턴과 함께 유이하게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국산 승용 모델이다. 이는 차량 뼈대(프레임) 위에 사람이 탑승하는 공간인 차체를 얹는 정통적 차량 제조 방식을 말한다.

뼈대와 차체가 일체형인 모노코크 구조 대부분 도심형 SUV와 비교해 내구성이 좋아 무게에 잘 견디고 험로 주행에도 유리하다. 여기에 모하비는 6기통 디젤 엔진을 채택해 4기통을 쓰는 렉스턴과 차별화했다. 한마디로 ‘강하다’는 SUV 본연 역할에 충실한 차량인 것이다.

모하비는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즐겨 타던 차량으로 알려졌다. 초기 디자인도 정 회장이 영입한 인사 피터 슈라이어 전 사장이 맡았다. 직선 위주 단순하지만 견고한 인상을 준다.

다만 바디 온 프레임 특성상 승차감은 떨어진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디젤차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새로운 엔진 개발도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지난 2008년 출시 이후 한 번도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이뤄지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모하비는 지금까지 수차례 단종 논의가 이어졌음에도 마니아를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왔다”면서 “그것만으로도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비 국내 판매량은 코로나19 사태로 캠핑 열풍이 불어 닥친 지난 2020년 1만 9598대로 최고 기록을 찍었다. 하지만 그 뒤 2022년 1만1633대, 2023년 5020대로 뚝 떨어졌다. 해외 시장에서는 전략 모델인 텔루라이드로 교체된 지 오래다.

그렇다면 모하비는 이렇게 17년 운명을 다하고 마는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기아가 프레임 온 바디 모델을 완전히 포기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는 올해 말 차세대 픽업트럭 ‘TA1(프로젝트명)’을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유럽 매체에 의해 위장막을 씌우고 실주행 테스트 중인 기아 픽업트럭 모델이 포착됐다. 여기에 국내 특허청에는 ‘타스만’이라는 이름을 출원하면서 차명도 밝혀졌다.

최근 기아 호주법인은 ‘UTE’란 임시 차명을 가진 신차를 자사가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홈페이지에 차량 실루엣만 공개했는데, 픽업트럭이다. 동시에 유튜브 채널에 올린 티저 영상에서 ‘TA’라는 이니셜을 노출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저런 상황을 감안해 보면 UTE가 곧 프로젝트 TA1(타스만)이라는 것을 슬쩍 알린 것 아니겠느냐”면서 “타스만이라는 이름도 호주 남동부 위치한 섬과 바다의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기아 화성공장은 올 여름 차세대 픽업트럭 양산을 위한 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3~4주 가량 셧다운(가동중단)이 예정됐다. 차량은 일부 해외 시장에서 현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미국과는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픽업트럭에 25% 관세가 붙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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