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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절도 있었는데…” 롯데케미칼 이훈기 NCC 속앓이

기사입력 : 202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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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M&A’ 성공작 LC타이탄 ‘적자늪’
中 물량공세에 매각 지연·투자는 ‘올스톱’

▲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이미지 확대보기
▲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롯데케미칼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 이훈기 사장이 요즘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사업 전환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부여 받았는데 NCC(나프타분해설비) 처리를 어떻게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NCC 경쟁력은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이라 매각 시점을 잡기 어렵다. 중국 물량 공세로 석유화학 업황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국내외 석유화학 기업과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말레이시아 자회사 롯데케미칼(LC)타이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C타이탄은 에틸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회사다. 2010년 말레이시아 차오그룹과 정부 국가펀드 PNB로부터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LC타이탄은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의 대표적 M&A(인수합병) 성공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석유화학 호황을 타고 지난 2016년 LC타이탄 영업이익은 5000억원을 넘기는 등 '알짜 기업'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LC타이탄은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 증권 시장에 상장했는데 무려 4조원대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7년 만에 인수가격의 2.7배 수준 기업이 된 것이다.

당시 신규사업본부장으로서 LC타이탄 인수를 주도한 김교현닫기김교현기사 모아보기 현 롯데케미칼 고문(부회장)은 2014년 LC타이탄 대표, 2017년 롯데케미칼 대표, 2021년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으로 승진을 거듭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2019~2020년 LC타이탄 영업이익은 600억~700억원대로 급감했다. 당시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시적 부진으로 여겼다. 그러나 핵심 시장인 중국이 코로나 위기 종식을 선언하고 시장 문을 열었음에도 상황이 더 악화했다. ‘일시적’ 문제가 결코 아니었던 셈이다.

LC타이탄은 영업손실이 2022년 2900억원, 2023년 2500억원에 이르는 등 급격히 적자가 불어났다. 중국이 석유화학 자립을 위해 대규모 NCC 증설을 진행한 것이 롯데케미칼 경쟁력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따라잡기 쉬운 범용 제품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전략이 실책이 됐다.

다른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이나 신사업 확장에 일찍부터 나선 덕이다.

LG화학은 스페셜티 제품 비중이 높고, 배터리를 신성장사업으로 발굴했다. 국내 NCC 공장은 적자로 돌아선 지난 2022년 이후 인력 재배치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한편 매각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현재 LC타이탄 매각 가치는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7년 전 4조원에 비해 가치가 뚝 떨어졌다.

너무 낮은 가치도 문제지만 빠르게 매각할 수도 없는 사정이다. LC타이탄은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NCC 건설 계획 '라인프로젝트'와 미국법인 LC USA 지분을 보유하는 등 교통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 지휘봉을 물려받은 이훈기 사장은 이달초 인터배터리에서 LC타이탄 매각설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화학 산업에 대한 구조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매각설을 전면 부인하지 않은 셈이다.

이 사장은 '수익성 확보'를 올해 경영목표로 잡고 진행되고 있는 투자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부진 사업을 정리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이후에야 배터리 소재, 수소 등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열린 롯데케미칼 2023년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사업 구조조정이 화두에 올랐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CSO)은 "수익성이 낮고 전략 방향성이 안 맞는 사업은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이미 건설 진행중인 라인프로젝트는 완성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보고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에너지머터리얼즈 투자는 집행 시기를 더 보수적으로 가져가려 한다"고 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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