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중력밀가루 1kg, 2.5kg와 부침용 밀가루 3kg 등 3종의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가격을 4월부터 인하하기로 했다. 인하율은 제품별 3.2%에서 최대 10% 수준이다. 대형마트 기준 평균 인하율은 6.6%다.
정부는 최근 들어 국제 원맥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점을 이유로 제분업계를 압박해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식품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물가 동향을 점검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국제 곡물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만큼 하락 효과를 소비자도 체감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공정위는 또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본사를 찾아 설탕 가격을 담합 여부도 별도로 살펴보고 있다. 설탕 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3개월 연속 20%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면서다. 이는 설탕을 원료로 한 과자, 빵,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슈가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이 다시 재현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업무 추진계획에서도 국민의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되는 의식주 분야에 대해 담합 감시를 예고했다.
식품업계는 앞서 지난해에도 정부의 압박에 라면, 빵, 과자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하했다. 그러나 정부의 계속된 압박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자 공정위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도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여전히 세계 설탕 지수가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정부 소집에 대응해왔다. 가격을 올리지 말라는 정부의 압박에 마땅한 퇴로 없이 제품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이에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제품값은 유지하고 용량을 줄이는 것)’과 같은 고육책을 써 소비자 사이에서 원성도 자아냈다. 실제로 CJ제일제당, SPC삼립, 하이트진로 등은 영업이익에서 역성장을 그렸다. 정부는 그러나 슈링크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신고센터를 운영해 이들 기업을 발본색원 했다. 선거를 앞두고 식품 물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또다시 물가 두더지 잡기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식품, 농축산물, 외식 등 28개 품목에 대해 담당관을 지정하는 등 계속해서 물가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식품기업에 딸린 수천, 수만명의 종사자도 우리 기업인 만큼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공정위는 지난 2007년에도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분 등 식품 소재 3사가 설탕 값을 담합했다며, 511억3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현재) 조사 중인 사안에 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라며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하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