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잠수함 기술력 등 방산 분야 경쟁력으로 국내를 넘어 약 325조원 규모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삼성중공업(대표 최성안)은 좀 색다르다. 한 기당 LNG선 8척 규모에 맞먹는 초부가가치 FLNG 선을 중심으로 해양플랜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과거에도 FLNG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 자리에 군림했지만 LNG 수요 확대로 더 큰 기회를 맞았다. <편집자 주>
FLNG(LNG-FPSO·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시추장비) 등 해양플랜트는 삼성중공업이 특히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다. 2000년대 수주한 전세계 FLNG 5기 중 3기를 삼성중공업이 건조했다.
올해부터 삼성중공업은 최성안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을 이끌기도 했던 최성안 부회장이 삼성중공업 단독 대표로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해양플랜트 중심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는 동안 플랜트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왔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2월 31일 북미 선사와 계약을 체결한 FLNG선 가격은 2조101억원으로 전년(2022년) 매출액의 33%를 차지한다. 한해 마지막날 FLNG 수주로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간 수주 달성률은 72%에서 87%로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상반기에 미국 LNG 생산기업 델핀이 추진하는 FLNG 1기 사업 입찰에도 참가한다. 이 사업은 2조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발주가 늘면서 오히려 적정한 수주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FLNG는 고부가가치 플랜트 시설이지만 유가 변동,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2014년 당시 셰일가스가 개발되면서 유가가 폭락했다”며 “유가 급락으로 선주사들이 해양플랜트 제품을 가져가봐야 손해가 뻔해 품질과 설계 불일치 등을 이유로 납기를 미뤄 조선사들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교훈에 따라 삼성중공업이 FLNG 발주 증가에도 무리하지 않고 안정적 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연간 2기 FLNG 수주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 FLNG 수주현황에 대해 “2023년 초와 말에 각각 1기, 올해에도 1~2기 예정돼 있어 점점 잔고에 쌓이고 있는 점이 부담”이라면 “삼성중공업이 시간차를 두고 영리하게 수주하고 있어 걱정은 적다”고 평가했다.
한승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선 발주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감소한 수주 분을 해양플랜트로 충분히 채울 수 있어 수주와 실적 모두에서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액화천연가스 수요 증가와 함께 육상 액화천연가스 플랜트 대비 납기 경쟁력이 있는 FLNG에 대한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본설계(FEED) 단계에 참여 중이거나 개발 단계에 있는 안건들이 다수 있어 연 1~2기의 FLNG 수주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양플랜트를 주무기로 삼았지만 삼성중공업은 상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성중공업은 대만 선사 에버그린으로부터 3조9593억원 규모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 수주를 따냈다.
단일 선박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삼성중공업은 이밖에 암모니아 추진기술, 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등 대체연료 추진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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