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은 건설업 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자회사 롯데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강원도의 채무보증 불이행 사태로 자금 시장이 얼어붙자 롯데케미칼은 5000억원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았다. 같은 해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해 86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문제는 롯데케미칼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라는 데 있다. 롯데케미칼은 작년까지 2년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7630억원 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도 27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실적 부진 이유는 석유화학 업황 악화 때문이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코로나 사태 종료 이후 반등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석유화학 업황은 나아질 여지가 크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이밖에도 롯데케미칼은 롯데알미늄과 함께 3300억원 가량을 들여 미국 양극박 증설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또 국내 대산공장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시설 확충에 35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수소 사업과 관련해서는 2030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 총차입금은 2021년말 3조6658억원, 2022년말 6조3247억원, 2023년 3분기말 9조4674억원으로 거의 2년 만에 2.6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작년 6월 롯데케미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롯데케미칼은 리더십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훈기 사장은 지난해말 인사에서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겸 그룹 화학군 총괄 대표로 임명됐다. 롯데케미칼 수장이 교체된 건 7년 만이다.
1967년생인 이 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해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회장 눈에 든 전형적 롯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지주사 기획조정실로 이동한 뒤부터 신사업 확장에 강점을 보였다. 롯데렌탈 대표이사,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를 거치는 등 모빌리티, 바이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친정으로 돌아온 이훈기 사장은 회사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급격한 경쟁환경의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사업환경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는 현금흐름 중심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선언했다. 이 사장은 "사업운영 측면의 비용과 생산성 혁신, 운전자본 및 투자비 등을 효율화하여 전사차원 현금창출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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