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하림의 인수자금 동원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최근 홍해중동발 물류난이 운임상승으로 이어져 HMM의 실적전망이 밝아지면서 현재까지 지적된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인식이 더 강해지고 있다. 하림그룹으로서는 HMM인수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전날 노조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HMM 매각 반대 서신을 전달하기도 했다.
내년 2월 HMM이 속한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해운사인 독일 하팍로이드(선복율 5위)가 내년 2월부터 머스크(선복율 2위)와 손잡게 되면서 동맹에서 이탈할 예정이다. 디 얼라이언스의 점유율은 11%까지 낮아지고 영업경쟁력도 떨어지게 된다. 매각 측에서는 하림측이 인수협상을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해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림그룹이 인수 막판 자금력 부족과 부정적 여론에 인수의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PT요청도 협상 결렬 시 내세울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자금조달을 위해 하림그룹 자회사 팬오션이 조달 가능한 약 6000억원에 더해 3조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2조원대의 인수금융, JKL 파트너스 펀딩 6000억원도 동원된다.
팬오션이 3조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려면 회사 시가총액의 1.5배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해야한다. 인수금융 2조원에 대한 이자도 연간 1400억~1600억원에 달한다.
매각 측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하림의 지분율은 HMM 지분율은 57.9%에서 38.9%로 줄어든다. 배당금도 연간 추산 2895억원에서 1945억원으로 떨어지면서 인수대금 부담이 늘어난다.
HMM노조의 반발도 거세다. 이날 선원노련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은 “오는 2월 6일 HMM매각이 어떻게 결정된는가에 따라 쟁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선원노련 HMM해원연합노조와 사무금융노조 HMM지부는 HMM 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하림그룹의 무리한 HMM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전정근 HMM해원연합노조 위원장은 30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전달한 서신에서 “KDB산업은행이 공적자금 회수에만 몰두해 자산규모 26조원, 유보금 10조원의 HMM을 하림그룹에 6조4000억원에 넘기려는 것은 졸속 매각”이라고 비판했다.
HMM노조의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인식은 최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상승과 더불어 더 심화 될 전망이다. SCFI는 중국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운송시장 15개 항로의 스팟 운임을 반영해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집계하는 글로벌 운임지수다. 1000을 넘기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본다.
지난해에는 SCFI가 연평균 1005.79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홍해·중동발 물류난으로 급상승 하면서 지난 26일 기준 2196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친이란파 민병대의 공격으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중동지역 긴장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SCFI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최근 HMM의 올해 1분기 영업익 컨센서스(실적 추정치)를 8305억원으로 상향했다. SCFI가 평균 1005.79를 기록한 지난해 HMM 연간 영업익 추정치 5703억원보다도 많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협상은 지연되고 FI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은데 노조까지 선거 국면을 활용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HMM 매각 완주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