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이 지난해 CES2023에서 발표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의 후속 버전인 셈이다. 지난해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면서 정 부회장의 오션 트랜스미션이 적중했음은 HD현대 계열 조선사들의 실적으로 입증됐다. 지난해 '바다의 혁신' 올해 '육상의 혁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한마디로 차세대 건설기계 부문으로의 전환을 뜻한다. ‘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을 뜻하는 'Site'를 확장한 개념이다. 건설 장비의 무인·자율화와 디지털 트윈, 친환경 및 전동화 등 미래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건설 현장을 구현하겠다는 뜻이다.
정 부회장은 “건설 산업은 인류 문명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기술과 혁신에 있어 가장 느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건설 산업의 근원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정 부회장은 “HD현대는 퓨처빌더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 즉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친환경 저탄소 연료 추진 기술, 무인화 및 원격 디지털 솔루션 등 차세대 선박 기술도 소개됐다.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의 효과는 실적으로 증명됐다. 조선업계가 호황에 들어선 가운데, 탈탄소 기조로 글로벌 시장의 친환경 선박이 대세로 떠올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글로벌 1위 엔진제조사인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에 더해, 3위 STX중공업까지 인수하며 엔진 라인업을 강화함으로서 친환경·차세대 엔진 개발에 힘을 실었다.
올해도 친환경 선박 발주가 이어지면서 HD한국조선해양은 새해가 시작된 지 15일 만에 연 수주 목표의 17.7%를 달성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 계열 조선 3개사(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는 지난 15일까지 총 27척, 23억8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연간수주목표 135억달러의 17.7% 규모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각 6척, 현대미포조선이 15척을 수주했다. 총 27척 중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 2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10척 등 친환경 선박이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수주금액에서의 비중은 69%로 전체 수주액의 절반을 넘는다.
올해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의 상황은 정 부회장이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발표하던 지난해 초 조선 부문 보다 나은 편이다. 10여년간의 조선업계 불황의 여파로 HD현대 조선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분기 19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은 중국시장의 침체에도 지난해부터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은 지난해 침체된 중국 시장 대신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전세계적인 자원 경쟁으로 인한 광물 개발 사업이 늘은 것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익은 2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1% 늘었다. 2분기 영업익 2709억원, 3분기 1611억원 각각 전년 대비 141.4%, 23% 증가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자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는 1분기 영업익 800억원(72%), 2분기 965억원(163%), 3분기 538억원(-15%) 등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익 감소도 신시장 개척과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전년 대비 2배 늘린 것이 원인이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1분기 영업익 1526억원(46%), 2분기 1620억원(87%), 3분기 896억원(20%)의 호실적을 거뒀다.
HD현대 관계자는 “중국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았으나, 대신 이차전지 관련 광물 개발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칠레 등 자원 강국들에 대한 수출이 늘고,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며 건설기계들 수출에 긍정적인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기계 시장 같은 경우 아직 AI 등 혁신적인 기술의 접목이 더딘 편에 속한다”며 “기계 부문이 혁신과 현재 긍정적인 시장상황과 맞물리면 상당한 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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