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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조 퇴직연금 시장 잡아라"…정상혁 VS 이승열, 고객 유치 승부수

기사입력 : 2024-0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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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적립금 ‘40조’ 5대 은행 1위
하나은행, 23.6% 증가…수익률도 선두

정상혁 신한은행장(사진 왼쪽), 이승열 하나은행장./사진제공=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정상혁 신한은행장(사진 왼쪽), 이승열 하나은행장./사진제공=각사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국내 퇴직연금 규모가 380조원에 육박하며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적립금 40조원을 돌파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하나은행은 적립금 증가율과 수익률 1위를 달성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된 데다 은행권 비이자이익 확대가 중요해지면서 퇴직연금 고객 유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2개 금융사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금액은 총 378조407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2018년 말 190조원에서 2019년 말 221조2000억원으로 늘며 200조원을 돌파했고 2020년 말 255조5000억원, 2021년 말 295조6000억원, 2022년 말 335조9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작년 한해도 40조원이 넘는 증가세가 이어졌다.

은행권으로 좁혀보면 11개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지난해 말 기준 198조481억원으로 전년 말(170조8255억원) 대비 15.9% 늘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만 총 155조3386억원의 적립액이 쌓였다.

이중 신한은행의 적립액은 40조4016억원으로 1년 새 15.4% 늘며 은행권 최초로 적립금 4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개인형퇴직연금(IRP) 연간 순증 실적이 4조4596억원으로 전 업권에서 1위를 달성했다.

적립액 증가율 기준으로는 하나은행이 가장 앞섰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액은 33조698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3.6%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전 금융권에서 퇴직연금 적립액 증가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연간 기준으로도 선두를 지켰다.

국민은행의 적립액은 36조8265억원이 같은 기간 16.9% 늘었다. 우리은행은 23조6630억원, 농협은행은 20조7488억원으로 각각 15.9%, 15.1% 증가했다.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액을 운용 형태별로 보면 확정급여(DB)형이 87조146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DB형은 전년 말과 비교해 9.6% 증가했다. DC형은 61조6389억원, IRP는 49조3946억원으로 각각 16%, 2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중 운용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도 하나은행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DC형과 IRP 부문에서 각각 16.15%, 13.9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DC형은 하나은행에 이어 국민은행 13.71%, 신한은행 13.48%, 우리은행 13.25%, 농협은행 12.85% 순이었다. 개인IRP는 농협은행 13.34%, 국민은행 13.32%, 신한은행 12.56%, 우리은행이 뒤를 이었다.

DB형에서는 국민은행의 수익률이 10.49%로 유일하게 10%를 넘어섰다. 신한은행은 8.87%였고, 농협은행 8.82%, 우리은행 8.73%, 하나은행 6.99%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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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디폴트옵션이 도입된 데다 은행권 비이자이익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은행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5대 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신한은행과 성장세를 유지하려는 하나은행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고객 관리를 중심으로 한 ‘질적 성장’을 퇴직연금 사업 핵심 전략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2022년 3월 업권 최초로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출범하고 고객별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문적인 은퇴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채널 ‘연금라운지’를 노원과 일산에 개설해 은퇴자산의 형성, 관리, 연금 수령까지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또 퇴직연금 서비스를 비금융 서비스까지 확장해 연결하는 방안을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검토·추진하고 있다. 비금융 사업 확장을 통해 ‘생애주기별 통합 연금 관리’라는 사업 모델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디지털 기능을 확대해 연금 플랫폼 내 연금 자산 통합 관리 서비스를 강화한다. 신한은행은 체계적인 고객 관리를 위해 지난해 4월 업권 최초로 퇴직연금 인공지능(AI) 목표관리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연금케어’를 출시한 바 있다.

연금케어는 목표 기반 투자 엔진을 적용해 ▲개인별 수익률 목표 설정 ▲맞춤형 상품 포트폴리오 ▲자산건강도 및 투자 가이던스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문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고객별 퇴직연금 운용 목표액, 목표 수익률이 달성될 수 있도록 돕는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전용 ‘쏠(SOL) 연금라운지’ 서비스도 출시해 적금 및 대출 상품 추천, 종합소득세·증여세 등을 계산해주는 간편세금계산기 등 연금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올해 차별화된 고객 관리 역량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해 다양한 신상품을 선도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2021년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고 2022년 ETF 분할매수시스템, 지난해 ETF 당일매매거래 등을 각각 도입했다.

은행권 최초로 출시한 원금보존추구형 ELB와 만기매칭형 채권형 펀드에 이어 작년 ‘채권직접편입’을 도입하고 ‘월지급식 채권형펀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수익률 개선 차원에서 고객 관리를 위한 조직 운영도 강화하고 있다. 연금손님관리센터에서는 자칫 방치되기 쉬운 연금 자산을 찾아 전문 상담원의 맞춤 상담을 통해 곡님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 운용을 지원한다.

찾아가는 연금 세미나와 함께 연금 VIP 고객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은퇴상담과 전문적인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하는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전국 5개소에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이 같은 고객 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아울러 IRP 가입 프로세스 간편화 등 고객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지속 개발하는 한편 DB형 제도를 도입한 기업들에게는 시스템에 기반한 체계적인 연금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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