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계열사인 CJ 올리브영 본사를, 12일에는 CJ 대한통운 본사를 각각 찾았다. 이 회장은 경영 활동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총수로 꼽힌다. 실제로 그가 자사 계열사를 현장 방문한 것은 5년 만이다.
특히 이 회장은 “올리브영은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 온리원(ONLY ONE) 성과를 만든 사례”라며 “코로나 시기 O2O(Online to Offline) 역량 강화와 엔데믹 오프라인 시장 재확대에 따른 성공적 대비 등 미래 위기를 대응했다”라고 격려했다.
그는 “단순히 (올리브영의) 실적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사업을 준비하고 일하는 방식이 그룹의 다른 회사도 배워야 할 모범”이라며 “앞으로도 선제적으로 미래를 대비해 달라”라고 힘줘 말했다.
올리브영은 전체 실적에서도 날개를 달았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조7971억원으로, 올해 ‘3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뒀다. 영업이익도 27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80%나 신장했다. 올리브영이 최대 실적을 내며, CJ 그룹사 내 캐시카우로 우뚝 섰다. 이에 이 회장도 올리브영 본사를 찾아 MD사업본부와 브랜드사업본부, 디지털사업본부 등 4개층을 직접 순시했다.
이 회장은 이틀 뒤에도 CJ 대한통운 본사를 찾았다. 여기서도 이 회장은 임직원을 격려하고, 성과에 안주하지 않으며 글로벌 물류 톱10에 진입하자고 전의를 다졌다. 또한, ‘온리원’ 정신으로, 초격차 역량 확보에 사활을 걸자고 다독였다. 그는 올리브영처럼 최대 성과를 낸 대한통운을 콕 집어 방문했다. 이 자리에도 CJ 대한통운 강신호 대표와 경영진 10여명, CJ 지주사 김홍기 대표 등이 함께 했다. CJ 대한통운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8조7073억원으로, 전년보다 4.4%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362억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12.2%나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CJ 그룹사 내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주요 계열사가 눈길을 끈다. CJ 제일제당과 CJ ENM, CJ 프레시웨이 등이 그 주인공. 우선 CJ 제일제당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21조7340억원으로, 전년보다 3.4%나 빠졌다. 영업이익은 99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CJ ENM도 계속되는 콘텐츠 흥행 부진으로, 실적이 뒷걸음쳤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3조1087억원으로, 전년보다 6.5%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도 733억원 적자를 냈다. 전년 영업이익이 1307억원인 것과 비교해보면 실적이 대폭 나빠졌다. CJ 프레시웨이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2조2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익에서 6.8% 빠진 749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CJ 대한통운 강신호 대표이사와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 정성필 CJ 프레시웨이 대표이사, 김찬호 CJ 푸드빌 대표이사 등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CJ 그룹 임원인사가 빠르면 이달 내로, 늦으면 설 이후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이 장고에 들어간 가운데, 그의 이번 특정 계열사 방문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이목이 쏠린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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